‘일자리 블랙홀’ 코로나… 9월 청년 일자리 50만 개 증발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코로나19 첫 확산 여파가 강하게 닥친 올해 4월 42만 개, 재확산 여파가 절정을 이뤘던 9월에 50만 개의 청년 일자리가 각각 증발하는 등 코로나19 사태로 고용시장이 출렁일 때마다 청년층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헬스케어, 미용, 여가 등 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지난 4월에 일자리 108만 개, 9월에 83만 개가 각각 사라진 것으로 분석됐다.

재확산 여파 청년층 타격 커
중장년층 감소 폭 크게 웃돌아
미용 등 서비스업 83만 개 감소
60세 이상은 오히려 증가세

21일 통계청 고용동향을 분석해 보면 코로나 첫 확산 여파가 강했던 달은 지난 4월이고 재확산 여파가 취업자 감소에 반영된 달은 9월로, 4월과 9월 모두 15∼29세와 30대 취업자 감소 폭이 특히 컸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전체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줄기 시작한 것은 지난 3월부터로, 전체 취업자 수는 3월(-19만 5000명), 4월(-47만 6000명), 5월(-39만 2000명), 6월(-35만 2000명), 7월(-27만 7000명), 8월(-27만 4000명), 9월(-39만 2000명) 등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15∼29세 취업자는 24만 5000명, 30대 취업자는 17만 2000명 각각 줄었다. 지난 4월에 청년층 취업자 41만 7000명이 감소한 것이다.

40대(-19만 명)와 50대(-14만 3000명)를 합친 중장년층 취업자 감소 폭은 33만 3000명으로, 청년층보다는 적었다. 60세 이상은 취업자가 오히려 27만 4000명 늘었다.

9월에는 15∼29세 취업자는 21만 8000명, 30대 취업자는 28만 4000명 각각 줄었다. 합치면 9월 청년층 취업자 감소 폭은 50만 2000명으로, 40대(-17만 6000명)와 50대(-13만 3000명)를 합친 중장년층 취업자 감소 폭 30만 9000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코로나19가 확산하면 숙박·음식점업, 교육서비스업 등 대면서비스 업종이 특히 타격을 받는데, 해당 업종들에 청년층이 주로 종사하기 때문에 청년층 취업자 감소가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9월 취업자 감소 폭이 큰 업종은 숙박·음식점업(-9.8%), 교육서비스업(-7.9%), 도·소매업(-5.7%) 등이다. 이들 업종의 취업자 감소분 가운데 15∼29세·30대 등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넘었다.

그런가 하면 한국개발연구원(KDI) 이종관 연구위원은 이날 펴낸 ‘코로나19 고용 충격의 양상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서 헬스케어, 미용, 여가 등 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코로나19로 사라진 일자리 수가 4월과 9월에 각각 108만 개, 83만 개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이 연구위원은 코로나19가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에 예상되는 취업자 수 추이를 추정해 보고 이를 실측치와 비교해 증감 추이를 산출했다. 일례로 9월에 일자리 83만 개가 줄었다는 것은 코로나19가 없었을 경우 추정한 취업자 수와 실제 취업자 수를 비교해 보니 83만 개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이 연구위원은 코로나19가 기본적으로 지역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급격히 줄여 이 부분에 고용 충격이 집중됐다고 진단했다. 특히 5월의 경우 사라진 전체 일자리 92만 개 중 지역서비스 일자리가 84만 개로 91%에 달했다.

지역서비스업은 도·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 교육서비스업, 보건업 등을 의미한다. 이 중에서도 코로나19 확산 기간에 일자리가 많이 줄어든 업종은 헬스케어, 미용, 여가, 교육, 여행 등이다.

이 연구위원은 “지역서비스업을 넘어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교역산업에도 고용 충격이 점차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