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별세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 대한 정치권 평가는 다소 엇갈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 회장의 ‘명과 암’을 두루 살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경제 성장을 이끈 기업가로 평가하지만, 경영권 승계 논란 등 어두운 면까지 덮을 수 없다고 선을 그은 셈이다. 보수 야권은 이 회장의 공로를 크게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민주당 “명과 암 두루 조명해야”
보수 야권 “선각자·큰 별” 추모

민주당 허영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인으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그의 인생은 파란만장했던 영욕의 삶”이라며 “삼성은 초일류 기업을 표방했지만, 이를 위한 과정은 때때로 초법적이었다”고 공식 입장을 정리했다.

이낙연 대표는 페이스북에 “고인의 혁신적 리더십과 불굴의 도전 정신은 어느 시대, 어느 분야든 본받아야 마땅하다”면서도 “삼성은 과거의 잘못된 고리를 끊고 새롭게 태어나기를 바란다”고 종합적인 평가를 했다.

대표적인 ‘삼성 비판자’로 꼽히는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이 회장의 별세를 계기로 삼성과 우리 경제의 새 질서가 시작되길 바란다”며 “반칙과 특혜, 불법으로 얼룩진 권위주의적 기업문화와 결별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배준영 대변인을 통해 이 회장을 “국민의 자부심을 높였던 선각자”라며 추모했다. 배 대변인은 “고인은 반도체, 휴대전화 등의 첨단 분야에서 삼성이 세계 1위의 글로벌 기업이 되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역시 성명을 내어 “대한민국 경제의 큰 별 이 회장님의 영면을 기원한다”며 “볼모지 대한민국에서 기업가 정신으로 도전해 삼성전자라는 글로벌 리더 기업을 우뚝 세워내셨다”고 했다. 민지형 기자 oas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