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계해양포럼 폐막, 비대면 시대 ‘해양의 미래’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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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세계해양포럼(WOF)이 사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29일 막을 내렸다. 이번 포럼의 주제처럼 ‘미래로 한발 더’ 다가선 느낌이다. 코로나로 세계인의 발이 묶였지만 해외 석학과 국내 참석자들은 화상 회의 시스템을 통해 간편하고 안전하게 토론을 벌일 수 있었다. 첫날 기조세션에 이어 열린 토론은 전 세계 1200여 해양 전문가들이 실시간 온라인으로 지켜봤다. 세계 각지에서 올라온 다양한 질문에 국내외의 토론자들이 성실하게 답변을 주고받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했다. 세계적인 해양환경 기업과 NGO(비정부기구)들도 다수 참여해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다. 코로나는 각국이 장벽을 높게 쌓도록 만들었지만, 온라인을 통해 세계는 더 가까워진 것이다.

환경 골칫거리 바다 쓰레기 해결 기대
해양수산 공적개발원조 확대 반가워 

이번 WOF에서는 종래의 ‘해상 수거 후 육상 처리’를 탈피해 수소 선박으로 해양 쓰레기를 처리하는 ‘해양 코리안 솔루션’이 최고의 화제였다. 부산대 이제명(조선해양공학과) 교수가 해양 쓰레기의 수거와 처리 공간을 해상으로 일원화하고, 그 모든 과정을 친환경 수소 선박 위에서 처리하자는 혁신적인 제안을 했다. 이 방법이 실용화되면 해양 부유 쓰레기를 친환경 선박 기술로 해결하고, 동시에 미래 먹거리인 수소 선박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세계적인 환경 문제 해결로 한국의 국격까지 자동으로 올라갈 것이다.

그동안 우리가 인색했던 공적개발원조(ODA)를 해양수산 분야에서 늘릴 계기가 마련된 것도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둘째 날인 28일 특별세션에서 미얀마 수산청장과 유엔식량농업기구 해양특보가 요청하자,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이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해양ODA 사업 예산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해양ODA 사업 예산 확보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니 그 의미가 작지 않다. 해양수도 부산은 장점과 특성을 살려 해외 지자체 간의 다양한 ODA 사업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길지 않은 일정이었지만 흥미로운 제안이 쏟아졌다. 지자체마다 제각각 해양도시로 나아갈 것이 아니라 협력을 통해 해양도시화를 추구하자는 제안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부산은 해양도시들을 네트워크로 엮은 뒤 누구보다 맏이 역할을 잘할 수 있다. 현재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뉴딜 정책’도 해양수산 분야에 빨리 적용해야 한다. 그린 뉴딜, 디지털 뉴딜을 해양수산 분야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인지 숙제가 놓여 있다. 한계점에 도달한 양식산업은 친환경으로 업그레이드해야 지속 가능하다. 전기자동차는 지원하면서 친환경 양식업은 외면한다는 지적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WOF는 해가 갈수록 해양 전문 포럼으로서의 내실을 보여 주고 있다. ‘해양 분야 다보스포럼’이라는 꽃을 피우기 위해 더 분발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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