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초라한 성적표’ ...벤치 역량 부족 실망 안겨 준 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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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가 71승 1무 72패를 기록하며 7위로 2020시즌을 마감했다. 승률이 5할에 미치지 못하고 포스트 시즌 진출에도 실패해 팬들의 실망이 크다. 연합뉴스

71승 1무 72패, 승률 0.497, 시즌 7위. 롯데 자이언츠가 2020시즌을 씁쓸하게 마쳤다.

5할 승률 달성에도, 포스트 시즌 진출에도 실패했다. 48승 3무 93패로 승률 0.340에 그치며 최하위에 머물렀던 지난 시즌보다 분명 나은 성적이지만, 구단의 투자와 팬들의 기대를 고려할 때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71승 1무 72패 PS 진출 실패
감독 팀 운용 능력 문제점 노출
주전 위주 한계·프런트와 불화

롯데는 지난겨울 스토브리그를 주도하며 한껏 기대감을 부풀렸다. 포수진 강화를 위해 깜짝 트레이드로 지성준을 영입하고, 외부 FA 안치홍 영입에 성공했다. 내부 FA 전준우를 잔류시켰고, 외국인 선수 3명도 전원 물갈이했다.

그 결과 수비와 공격의 세부 지표가 대부분 향상됐다. 올 시즌 롯데의 팀 타율은 0.276으로 5위, 홈런은 131개로 5위, OPS(출루율+장타율) 0.761로 6위다. 타선엔 손아섭, 전준우, 안치홍, 이대호 등 이름만으로 상대 투수를 주눅 들게 만든 대형 스타가 즐비했다.

특급 유격수 딕슨 마차도의 가세로 지난해 최다 실책 1위 팀에서 팀 실책 수(94개, 최소 4위)도 줄었다.

투수진도 그럭저럭 좋았다. 롯데의 팀 평균자책점은 4.64로 6위,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 0.748로 6위다. 특히, 투수진의 대체 선수 대비 기여 승수(WAR) 합계는 19.56승으로 10개 구단 중 2위다.

이런 지표로 5강에 들지 못한 것은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롯데는 시즌 동안 750점의 득점을 한 반면, 실점은 720점에 그쳐 기대 승률이 0.517로 5할이 넘는다. 기대 승률대로라면 70승 72패가 아니라 73승 70패를 올렸어야 하는 전력이다.

기대 승률보다 실제 승률이 낮은 이유는 결국 감독을 비롯한 벤치의 역량 부족 때문으로 볼 수밖에 없다. 외국인 감독이 이끄는 6위 팀 KIA는 기대 승률이 0.463이지만 그보다 훨씬 좋은 승률(0.507)을 올리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사실, 초보 허문회 감독은 시즌 구상, 선수 기용, 불펜 운용, 프런트와의 협력 부분에서 여러 문제점을 노출했다. 그 결과 롯데는 1점 차 경기에서 13승 21패 승률 0.382로 리그 꼴찌였다. 연장전 성적도 4승 9패 승률 0.308로 꼴찌다. 번트 사인을 아껴 시즌 병살타도 148개로 리그에서 제일 많이 쳤다. 팽팽한 경기에서 맥없이 주저앉기 일쑤였다.

모든 구단이 초반 승수 쌓기에 주력할 때, 허 감독은 전반기 ‘전력을 아껴 하반기 반등을 노린다’는 어이없는 구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최근 수년 동안 상위권에 올라 본 경험조차 없는 팀의 ‘근거 없는 자신감’에 전문가들은 물론 팬들도 뜨악했다.

8월 한때 롯데는 14승 1무 8패로 팀 순위가 6위까지 잠시 반등했으나 그게 마지막이었다. 9월 이후 순위 다툼에 사활을 건 다른 팀들이 전력을 다하자 롯데의 반등 시나리오는 힘을 잃었다.

주전 위주의 선수 운용도 도마에 올랐다. 타율 0.233, 2홈런, 23타점을 기록한 민병헌과 타율 0.286, 8홈런, 54타점에 그친 안치홍은 이름값을 못 했지만, 부상만 아니면 출전 기회를 부여받았다. 마차도는 144경기 전 경기에 출전하며 후반 체력 저하를 드러냈다.

허 감독은 프런트와도 불협화음을 냈다. 시즌 초반 선수 기용 문제로 성민규 단장과 이견을 노출한 데 이어, 시즌 후반에는 선수 방출 문제로 언론에 불만을 공개 토로하기도 했다.

허 감독은 시즌 종료 후 “모두가 다 잘했는데 감독이 부족했다”고 머리를 숙였다. 그의 말대로 5강 실패의 큰 책임이 감독에 있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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