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에도 지역 기업 80% “스마트워크 언감생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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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원격근무·화상회의 등>

코로나19로 재택근무, 화상회의와 같은 스마트워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지역중소기업 10곳 중 8곳은 스마트워크 도입이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지역기업의 디지털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제조업 84% “도입 어렵다” 응답
‘업무 특성상 대면 불가피’ 많아
시스템 구축 위한 비용도 부담
위생 강화 외 근무환경 못 바꿔
“디지털 역량 강화 지원책 시급”


■스마트워크는 그림의 떡




2일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지역본부에서 발표한 ‘부산 중소기업 코로나19 기업경영 변화 조사’에 따르면 재택근무, 원격근무, 화상회의 등 스마트워크를 도입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은 79.7%나 됐다. 스마트워크를 도입 중(13.2%)이거나 시스템 준비 중(7.1%) 등이라고 대답한 기업은 소수에 그쳤다. 특히 제조업 분야는 84%가 도입이 어렵다는 응답을 했다.

스마트워크 도입이 어려운 이유로는 대면 영업, 제조 등 업종·업무 특성상 불가(60.0%)가 가장 많았고, 별도 시스템 구축 자금부담(11.7%), 대면 중심의 조직문화(7.6%) 순이었다.

자동차부품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대면 업무가 부담스럽지만 생산직의 경우는 물론이고 사무직도 온갖 자료가 회사에 있다 보니 오히려 사무실에 나오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반응”이라며 “회사의 기본 자료를 다 온라인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춘다 하더라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주도적으로 업무 흐름을 짜 줄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지역중소기업들은 시스템 구축을 위한 자금지원 외에도 컨설팅, 우수 사례 견학과 같은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코로나19 이후 도입된 근무환경의 대부분은 위생 강화(73.1%), 워크숍, 회식 등 단체행사·출장 감소(58.8%), 외부인 출입통제 강화(48.4%)가 대부분이었다. 도금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스마트워크 도입 같은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어렵고 그나마 할 수 있는 최선이 위생을 강화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경기 회복 기대에도 채용은 글쎄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채용에서도 지역중소기업들은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된다. 신규 직원 등 채용규모 축소(56.1%)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변화 없음(45.1%), 전환·재배치 등 직무 조정(20.9%) 순으로 경기 침체에 따른 채용환경 악화도 여실히 드러났다.

문제는 지역중소기업들은 경기 전망과 무관하게 향후 채용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제조 관련 스타트업에서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다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여전히 기업을 확장하기에는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며 “오히려 인력을 줄이고 내수를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다시 짜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김기훈 부산울산지역본부장은 “코로나19 장기화라는 새로운 환경에 지역 기업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역 기업의 디지털 역량 강화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는 코로나19시대의 당면 과제인 채용 문제와도 직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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