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구-씨라이프 아쿠아리움 수익 분배 ‘줄다리기’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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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린엔터테인먼트 그룹이 운영 중인 해운대 아쿠아리움 전경. 씨라이프 부산 아쿠아리움 제공

부산 해운대구가 해운대 아쿠아리움 운영사인 영국 멀린엔터테인먼트 그룹(이하 운영사) 측과 ‘10년 연장 운영’에 대한 본협상을 시작한다. 2001년 아쿠아리움 조성 이후 약 20년 만의 재협상으로, 수익금 지역 환원, 운영 결격 사유 조사, 인프라 투자 계획 등이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2일 해운대구는 “이달부터 해운대 아쿠아리움(씨라이프 부산 아쿠아리움) 운영사 측과 10년 연장 운영에 대한 협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운영사 측은 해운대구에 ‘2031년까지 10년 연장 운영을 하겠다’는 취지의 공식적인 연장 의사를 전했다. 운영사의 운영 만료 기한은 내년 11월이다. 이번 운영 협상은 운영 만료 1년 전 ‘연장 운영 의사’를 받아 시작되는 것으로, 이 협상은 이달부터 운영 만료 기한까지 최대 약 1년간 이뤄진다.

2031년까지 ‘10년 연장’엔 합의
2001년부터 입장 수익 4% 납부
구 “지역 발전 제고, 협상안 핵심”
업체 “자체 예산 투입 개선 노력 중”

해운대구는 내년 여름철 이전에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해운대구는 연장 협상의 특성상 내용과 방향을 비공개에 부치면서도 운영사 측의 지역 기여도 제고를 중점으로 다루겠다는 입장이다.

해운대 아쿠아리움은 사유지가 아닌, 시유지와 구유지 등이 포함된 부지에 위치해 있다. 민간 자본에 의해 운영돼 온 아쿠아리움은 해운대 중심 부지의 ‘금싸라기’ 땅에 위치하면서 수십 년간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구는 20여 년 전 체결한 기존 협약서에 따라 매년 입장료 수익의 4%만을 지역 기여금 등 명목으로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운영사가 해운대의 관광·상업 등 핵심 인프라 부지를 취하면서도 지역에 기여하는 정도가 턱없이 낮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구가 기부채납을 유도해 운영에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수익금 배분 조정과 당장의 기부채납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협약서에 입장료 수익금 배분 정도가 명시되어 있는 데다, 운영상 결격 사유가 없다면 10년 연장 운영을 할 수 있다는 별도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구는 아쿠아리움 운영사 측의 지역 공헌도와 발전 기여에 초점을 두고 협약 방향을 잡을 예정이다.

앞서 운영사 측은 매년 예산을 투입해 아쿠아리움 시설 개선에 투자하고 있는 만큼 연장 운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 운영사는 매년 자체 예산을 투입해 아쿠아리움 시설 개선에 힘쓰고 있으며, 지역 공헌도 또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해운대구는 조성 당초 운영 협상에서도 약 1년의 시간이 걸린 만큼 운영사 측과 긴 호흡의 논의를 통해 협상 접점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최대 1년간의 장기적인 협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운영사 측의 사업 계획에 따라 전문가 자문을 통해 여러 차례 협상을 거칠 계획”이라며 “지금까지 운영사의 경영 방향과 현재 재협상 시기의 사회·경제적 변화 등을 다방면으로 반영해 지역 발전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럽에서 세계적 규모의 테마파크를 운영 중인 운영사는 2009년까지 아쿠아리움을 이끌던 기존 업체를 인수·합병한 뒤 현재까지 아쿠아리움을 운영하고 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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