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A 컬렉션, 미술관 보고(寶庫) 들여다보기] (87)인간·자연의 공존 말하는 키키 스미스의 ‘Dreaming with F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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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키 스미스(Kiki Smith, 1954-)는 독일 태생의 미국 작가이다. 20세기 미니멀리즘 조각의 대가 토니 스미스의 딸로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예술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었다.

작가는 정규 미술교육의 틀에서 벗어나고자 재학 중이던 하트포드 미술학교를 중퇴한 이후, 1970년대 뉴욕 기반 언더그라운드 미술그룹 ‘콜랍(Colab)’의 멤버로 활동하며 제도권 미술이 지닌 엘리트주의에 대한 저항정신을 드러내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는 신체 표상을 통해 여성의 몸을 둘러싼 담론을 페미니즘적 시각을 통해 보여 준다. 몸과 몸을 둘러싼 사회적 관계성에 대한 경험을 저돌적이고 반항적인 예술 언어를 통해 드러냄으로써 세계적인 작가로 자리하게 된다.



사회적, 정치적 내러티브에 의해 일방적으로 전개된 여성의 몸에 대한 서술이 지닌 고정관념의 전복을 제안하는 그녀는 현재까지도 판화, 설치, 조각 등 다양한 매체와 규모의 작업을 통해 영민한 작업 세계를 펼치고 있다.

인간의 육체를 둘러싸고 사회 속에 형성되는 의미에 대한 다각적인 고민을 드러내는 작업을 전개해 온 1980~90년대를 지나 작가의 시선은 자연스레 인간을 넘어 외부세계로 나아가게 된다.

키키 스미스의 브론즈 조각 작업 ‘Dreaming with Fox (2004)’는 작가의 확장된 주제관이 나타나는 작업이다.

‘여우와 함께 꿈꾸기’라는 제목을 통해 알 수 있듯 작품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친밀한 교감의 순간을 가질 것을 제안한다. 동화에서 영감을 받은 동물 형상의 작업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조화와 상생을 이야기하는 작가의 낭만적 감수성을 느낄 수 있는 작업이다.

김경미 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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