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대혼돈] 트럼프도 바이든도 “내가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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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3일(현지시간) 대선을 치렀지만 개표 지연으로 당선인을 확정 짓지 못하는 ‘혼돈’에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서로 자신의 승리를 주장하는 초유의 상황이 연출됐다.

일부 경합주에서 우편투표 급증에 따라 개표 지연이 빚어진 데 따른 것으로, 미국이 당선인 확정 문제를 놓고 혼란을 겪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가 개표 방식이나 결과에 불복하며 소송전에 나설 경우 합법적 당선인을 한동안 결정하지 못하는 ‘당선인 공백 상태’마저 발생할 수 있다.

북부 경합주 트럼프 근소한 우세
바이든 지지층 우편투표 대거 참여
개표 지연에 ‘승리자’ 예측 신중
바이든 “대선 승리로 가고 있다”
트럼프 “민주당 선거 훔치려 한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4일 오전 6시 기준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대선의 승부를 결정짓는 6개 경합주 중 4개 주에서 앞서고 있거나 사실상 승리를 확정했다. 북부 경합주인 ‘러스트 벨트’ 3개 주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74% 개표 기준)에서 12.7%포인트(P), 미시간 4.9%P(78% 개표 기준) 앞서고 있다. 위스콘신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뒷심을 발휘해 0.3%P(89% 개표 기준)의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득표수만 보면 바이든 후보는 50.1%(6781만 표), 트럼프 대통령(48.4%)은 6554만 표를 각각 득표했다.

문제는 러스트 벨트 3개 주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지만, 아직 승리를 선언할 정도로 개표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들 주는 선 벨트 3개 주와 달리 우편투표의 신속한 개표를 위한 사전 작업을 허용하지 않는 곳이다.

더욱이 우편투표는 바이든 후보의 지지층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개표율이 올라갈수록 트럼프 대통령과 격차를 줄일 공산이 커 외신들도 승리자 예측 보도에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다.

2012년 대선 때는 선거 당일 밤 11시 20분, 2016년에는 선거 이튿날 오전 2시 20분께 당선인 확정 보도가 나왔지만, 이번에는 선거 이튿날 오전 5시를 넘도록 개표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는 각자 입장을 내고 서로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전례 없는 상황이 빚어졌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0시 40분께 “이번 대선의 승리로 가고 있다고 본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모든 표가 개표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결과를 이르면 내일 오전에 알 수 있겠지만 더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록 뒤지고는 있지만 러스트 벨트 개표율이 올라가면 역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의 입장 발표 직후 자신의 트윗에 “우리는 크게 이기고 있다. 하지만 그들(민주당)이 지금 선거를 훔치려 한다. 그렇게 하도록 놔두지 말아야 한다. 투표소가 닫으면 투표를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별도로 백악관에서 입장 발표 자리를 갖고 “우리가 이번 선거에서 이겼다”며 사실상 승리를 선언했다. 또 “우리는 모든 투표를 중단하기를 원한다”며 연방대법원으로 갈 것이라고 언급해 소송전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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