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대 출신 선생님 377명 ‘산울림 닮은 모교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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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육대학교 총동창회 모교에 발전기금 2억여 원 전달

“학교는 오늘의 나를 있게 해 준 곳입니다. 너무 작은 마음이라 미안할 따름입니다.”

코로나19의 어려움 속에서 아름다운 모교 사랑의 마음을 실천하고 있는 이들이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부산교대총동창회 현영희 회장 등 377명의 동문이다.

현영희 회장 제안에 앞다퉈 동참
투병 동문·현직 교사도 발벗고 나서
“학교 역사상 이런 값진 모금 사례는 처음”

부산교대총동창회는 지난 6일 부산교대 영상세미나실에서 모교 발전기금 2억 원을 오세복 부산교대 총장에게 전달했다. 이어 2020년 부산교대총동창회의 날 체육행사를 개최하는 대신 모교 후배 동문들의 복지시설 지원금으로 3000만 원을 마련해 함께 전달했다.

부산교대 동문들은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거나 정년으로 퇴임해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그래서 다른 대학의 동문들과 달리 거액의 발전 기금을 기부하는 사례가 무척 드물다.

모교 발전기금 조성 운동은 현영희 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2018년 11월 동창회장에 취임한 현영희(9기) 회장은 지난해 11월 총동문회의 날 체육행사에서 1억 원을 모으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올해 초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는 바람에 모금 조성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이때 현 회장의 동기인 9기 동기회 구명출 회장을 비롯해 70여 명의 동기가 발 벗고 나섰다.

현 회장은 “미국으로 이민 간 동기에서부터 정년으로 퇴임한 신부님 동기, 심지어 20년 전 암으로 사망한 교사의 남편까지 참여해 모두 3400만 원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모금이 불붙기 시작했다.

현 회장은 총동창회 사무실 회의실 벽면에 기수별 모금액 그래프와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모금 현황을 알리며 참여를 독려했다.

이때 병원에서 암 투병 중인 조종연(2기·78) 동문이 발전기금 2000만 원과 장학기금 1000만 원 등 총 3000만 원을 쾌척해 동문을 감동하게 했다. 그는 “부산교대 졸업생으로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살았다”며 “나의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아 조금씩 삶을 정리하는 가운데 모교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는데 이렇게나마 표현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소회를 밝혀 주변 사람들이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여기에 2013년에 입학한 막내 53기까지 모금에 참여한 끝에 처음 목표액의 2배인 2억 원을 마련했다.

현 회장은 모금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조종연 동문과 2기, 9기, 19기 동문들에게 감사패를 증정할 예정이다.

부산교대 오세복 총장은 “학교 역사상 총동창회에서 발전기금 조성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동문의 마음을 모은 발전기금은 100배, 1000배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며 “아주 값지고 귀한 모금 정신을 교직원들에게 널리 알리고 학교 운영을 더욱 잘하는 것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이번 모교 발전기금 조성 운동에 성공한 졸업생 한두 명이 아닌 377명이란 인원이 참여해주었는데,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힘듦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실천해주신 동문들이 고맙고 자랑스럽다”며 “이 모금을 계기로 모교 사랑이 메아리처럼 퍼져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원철 선임기자 wcl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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