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은 하나다… 함께 뭉쳐 수도권에 맞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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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중 넥센그룹 회장

“부울경은 하나다.”

부산 원로 기업인 강병중 넥센그룹 회장은 일찍이 이렇게 말했다.

부산·울산·경남 초광역화가 지역 최대 이슈로 떠오른 요즘 강 회장의 혜안에 대한 감탄이 이어진다. 강 회장은 지난달 활동을 시작한 부울경 광역협의체 ‘동남권발전협의회’ 출범의 주역이기도 하다.

동남권발전협 설립 이끌어 내
상의 회장 때부터 '통합' 주창
"메가시티 법제화 반드시 이뤄야"

강 회장은 최근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부울경 3개 시·도가 같이 뭉쳐서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과도 싸우고 가까운 중국 산둥성, 일본 오사카 지역 등과도 맞서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울경이 발전하기 위해선 뭉쳐야 합니다. 일본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간사이 광역연합’ 모델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간사이 지역은 오사카·고베·교토 등의 지역이 광역경제권을 구축해 수도 도쿄를 중심으로 한 간토 지역과 당당히 맞서고 있습니다. 부울경도 하나가 되지 않으면 수도권과 경쟁할 수 없습니다.”

강 회장은 오래 전부터 동남권발전협을 직접 구상했다. 그러다 2년여 전부터 전호환 당시 부산대 총장 등을 설득해가며 동남권발전협 설립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마침내 동남권발전협을 출범시킨 강 회장은 공동대표에 올랐고, 전 총장은 상임위원장을 맡았다.

강 회장은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시절부터 “부울경이 힘을 하나로 합쳐서 동남광역경제권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역설해 왔다. 그는 1994년부터 2003년까지 9년 동안 15~17대 부산상의 회장을 지내며 부울경 통합을 통한 국토균형발전을 주장했다.

‘부울경 대통합론’의 주창자인 셈이다.

‘부울경은 하나다’는 구호도 사실 강 회장이 펴낸 책 제목이다. 그는 2015년 희수 기념문집 <부울경은 하나다>에서 부울경 상생을 위한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강 회장은 “800만 명의 인구와 한국 제2의 경제력을 자랑하는 부울경 지역이 수도권에 대응해 경쟁해 나가면 국토균형발전을 선도할 수 있다”면서 “부울경이 독자적 경쟁력을 갖춰 수도권 일극체제를 깨뜨릴 수 있는 시대를 열 수 있도록 동남권발전협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광역연합과 지방분권 실현으로 지역 경쟁력을 높이는 건 세계적 추세입니다. 일본은 물론이고 프랑스 제2의 도시 리옹을 중심으로 한 메트로폴 리옹 지역 성공 사례에서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최근 부울경 광역자치단체장들과 정치권이 ‘부울경 메가시티’ 등과 같은 지역 광역연합에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기대가 큽니다. 지역 광역연합을 위한 법적·제도적 틀을 마련해 이번에는 꼭 성과를 만들어야 합니다.”

지난 봄 강 회장은 자신의 연설문을 엮은 책자 <다시 희망을 노래하자>를 출간했다. 모두에게 희망이 필요한 코로나19 시대로 접어들어서인지 이 책자에 대한 반응은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강 회장은 “초판 2000부가 금세 다 팔려나가더니 지금껏 5000부가 넘게 팔렸다”면서 “학교와 기업, 도서관 등이 계속 책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강 회장은 부울경 지역에서 계속 희망을 찾으며 지역의 미래 설계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지역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부울경 통합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해 나가겠다”면서 “더불어 지역의 미래인 학생과 청년을 위한 장학사업을 더 확대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hooree@busan.com

사진=강원태 기자 w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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