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라이트 제조기’ 롯데 마차도 내년에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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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가 최근 유격수 딕슨 마차도와 총액 145만 달러에 ‘1+1년 계약’을 맺었다.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가 시즌을 마치자마자 딕슨 마차도 붙잡기에 성공했다. 이제 올 시즌 에이스 모드를 뽐낸 댄 스트레일리와 재계약이 발등의 불이다. 기대에 못 미쳤던 애드리안 샘슨은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한 뒤 신중하게 재계약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마차도는 올 시즌 144경기에 모두 출전, 타율 0.280, 12홈런, 67타점, OPS(장타율+출루율) 0.778, WRC+(조정득점 생산력) 102.4를 기록했다. 롯데가 계산한 시즌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는 3.25로 팀 야수 중 2위였다.

1+1년 총액 145만 달러 계약
“가족도 부산 생활 만족에 결정”
스트레일리 붙잡기 발등의 불
“재계약은 가족 의견 제일 중요”
샘슨 여러 상황 고려해서 판단

마차도는 KBO리그 유격수 중 가장 많은 이닝(1180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면서 시즌 후반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전반적으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특히 수비 능력은 발군이었다. 강한 어깨와 유연한 포구 능력을 앞세워 연일 메이저리그급 수비를 선보이며 ‘하이라이트 제조기’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롯데는 마차도를 필두로 센터라인 수비가 향상되면서 지난해 최다 실책 팀의 오명을 벗고 올해는 최소 실책 4위 팀이 됐다. 이런 활약 때문에 롯데 구단을 물론 팬들까지 여권을 빼앗아서라도 마차도를 잔류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아울러, 마차도도 한국 생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마차도는 KBO리그에서 생애 첫 올스타에 뽑혔고 가족들도 부산 생활을 좋아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차도는 “롯데에서 보낸 올 한 해는 매우 특별했고, 가족들도 롯데와 부산을 좋아했기 때문에 빨리 재계약을 결정할 수 있었다”고 계약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구단과 마차도의 이해가 일치하면서 시즌 종료 직후 전광석화와 같이 1+1년(총액 145만 달러) 계약을 완료할 수 있었다.

마차도를 붙잡은 롯데 입장에서 이제 남은 급선무는 에이스 스트레일리와의 재계약이다. 스트레일리는 올 시즌 15승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 구단 역대 외국인 투수 중 최고의 성적을 냈다. 투수 부문 WAR(7.80), 탈삼진(205개),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1.02) 1위를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자리를 잡았다.

스트레일리는 단 한 번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으며 31번 등판해 리그 최다인 194와 3분의 2이닝을 책임지는 등 내구성을 뽐냈다. 또 누구보다 앞장서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는 등 인성 면에서도 구단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평가받는다.

롯데는 붙잡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스트레일리는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재계약은 가족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밀고 당기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애드리안 샘슨을 바라보는 롯데 구단의 내심은 복잡하다. 샘슨은 올 시즌 9승 12패에 평균 자책점은 5.40에 그쳤다. 지난 시즌 뛰었던 외국인 투수들보다는 나은 성적을 거뒀지만, 에이스 역할을 기대한 롯데의 기대치에는 한참 못 미친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반등하며 가능성을 보여 주기도 했다.

샘슨과의 재계약은 미국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상황 변화, 스트레일리과 재계약 여부 등 시장의 변화를 지켜본 뒤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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