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휴일 부산에 청록색 티셔츠 물결
2020 부산바다마라톤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언택트 레이스로 펼쳐진 ‘2020 부산바다마라톤’ 참가자들이 주말 부산을 뜨겁게 달궜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동백섬과 부산 연제구 거제동 부산아시아드 보조경기장, 부산 사상구 삼락동 삼락강변체육공원 같은 대회 추천 코스뿐만 아니라 온천천과 수영강변 등 달리기 명소마다 청록색 티셔츠에 배번을 단 달림이들이 눈에 띄었다. 때로는 단체로, 때로는 가족 단위로, 때로는 혼자서 각자 정한 코스를 달리며 코로나19가 불러온 우울증을 날려 보냈다.
추천 코스·달리기 명소 등
단체·가족·개인별로 뛰어
8일 부산산악마라톤클럽 회원들이 언택트 레이스로 펼쳐진 ‘2020 부산바다마라톤’에 참가해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 인근을 주파하고 있다. 윤민호 프리랜서 yunmino@
8일 오전 7시 부산 해운대구 우동 수영만요트경기장에는 남녀노소 건각 30여 명이 하나둘 몰려들기 시작했다. 올해로 창립 13주년을 맞는 부산산악마라톤클럽(회장 김재식) 회원들이다.
30대 초반부터 70대 후반까지 카페 가입 회원만 1140명에 달하는 부산산악마라톤클럽은 부산 최강 달리기 마니아들의 모임이다.
회원들의 실력이 장난이 아니다. 101명에 달하는 우수 회원들 대부분이 마라톤 풀코스 완주 기록을 가지고 있고, 풀코스를 3시간 이내에 완주한 ‘서브 3’ 기록을 가진 회원들도 적지 않다. 이숙이(65) 회원은 강화~강릉 국토횡단(308km), 부산 태종대~임진각 국토종단(537km), 해남~고성 국토종단(622km) 등 3개 대회를 모두 완주해 울트라마라톤 그랜드슬램 기록까지 보유하고 있다.
부산마라톤클럽 회원들은 간단한 체온 체크와 준비 운동을 끝낸 뒤 마린시티 해변로를 거쳐 동백섬 20바퀴를 가볍게 주파했다. 마스크까지 착용한 상태에서 뛰었는데도 단 한 명의 낙오자도 없었다. 올해 8월부터 이봉주 감독이 직접 감독을 맡아 훈련하는 마라톤 교실을 발족할 정도로 열정 넘치는 클럽 회원들에게 하프 코스는 쉬운 미션이었을 것이다.
김재식 회장은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훈련 양이 부족했지만 남자 회원은 서브 3, 여자 회원들은 각종 대회 시상권에 드는 것을 목표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7일 성지곡수원지 인근에서 하프 코스를 완주한 김재명(54) 씨는 8일 오전 7시부터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동백섬을 돌며 이틀 연속 하프 코스를 완주했다. 김 씨는 첫날인 2일 부산아시아드 보조경기장에서 10km 완주로 몸을 데운 뒤 3일에도 5km를 완주하는 등 대회 기간 매일 다양한 코스를 완주하며 철각을 뽐냈다.
이번 대회 최연소 참가자인 김다연(1) 양도 8일 오후 2시께 삼락강변체육공원을 가족들과 함께 완주했다. 다연 양은 아버지 김대민 씨와 어머니 이유정 씨, 언니 다인 양과 2km는 걷고, 나머지는 유모차를 타고 5km 건강달리기 코스를 마쳤다.
한편 부산지역 교사들의 달리기 모임인 가야지마라톤클럽은 지난 4일 오후 5시 30분 연제구 거제동 부산아시아드 보조경기장에서 레이스를 펼쳤다. 회원 10여 명이 참가해 5km 건강달리기와 10km 로드 레이스로 나눠 뛰었다. 가야지 멤버들은 신입회원 3명을 제외하곤 대다수가 42.195km 풀코스를 10회 이상 달린 베테랑들이라 이번 코스는 가벼운 몸풀기 수준이었다.
이종상(59·동의공고 교사) 회장은 “모처럼 부산바다마라톤에서 기량을 펼쳐 볼 수 있어 기쁘다. 언택트 레이스도 색다른 경험이기도 하다”고 활짝 웃었다. 박진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