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네트워크 부족해도 외교 기본 노선 접점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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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바이든 승리] 한·미 관계 전망

미국 대통령 선거의 승자가 확정되면서 조 바이든 당선인과 직접적인 접점이 없는 문재인 정부가 향후 한·미 관계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2012년 미국 대선 직후 한국의 대선 후보로서 바이든 당시 부통령 당선인에게 축전을 보낸 것이 인연의 전부이다.

문 정부-바이든 연결 고리 약해
DJ와 교분 각별·원로 역할 주목
박지원 문정인 송영길 등 인연

문 대통령뿐만 아니라 현재 청와대 인사들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기에 야권에 있었기 때문에 바이든 당선인과의 연결 고리가 매우 약하다. 다만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1980년대 초 미국 망명 시절부터 바이든 당선인과 교분을 쌓았다. 지한파로 통하는 바이든은 김 전 대통령의 대북 포용정책인 ‘햇볕정책’을 열렬히 지지했고,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지도자 중 하나로 김 전 대통령을 꼽기도 했다.

특히 2001년 청와대에서 김 전 대통령과 오찬을 하던 중 즉석에서 넥타이를 바꿔 맨 이야기가 유명하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의 넥타이에 수프가 묻어 있었지만 바이든은 향후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행운의 상징으로 이를 보관해 왔다는 후문도 있다.

현 정부 인사들 가운데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활동한 원로들이 주목받는 것도 김 전 대통령과 바이든의 각별한 인연 때문이다.

우선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1970년대 초반부터 미국에서 사업가로 활동할 당시 바이든 당선인과 인연을 맺고 지금까지 약 50년간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 역시 바이든 당선인과 여러 차례 만남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문재인 정부의 대미·대북 외교에서 박 원장이나 문 특보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국회 외통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2007년 미 상원 개원식 참석차 미국을 방문했을 때 당시 부통령 당선인이었던 바이든과 만난 인연이 있다. 바이든 당선인의 외교정책고문으로 알려진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지금도 연락을 주고받을 정도의 친분을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병석 국회의장도 외통위 소속으로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바이든 당선인과 가까운 상원 의원들과 연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인적 네트워크는 약해 보이지만 외교정책의 기본 노선이라는 점에서는 미국 민주당이 오히려 공화당에 비해 문재인 정부와 더 돈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클린턴 정부와 김대중 정부에서 활동한 원로들을 중심으로 접점이 만들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박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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