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도립 나전칠기 기술원 양성소’ 철거 위기 딛고 ‘국가등록문화재’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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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예고된 경상남도립 나전칠기 기술원 양성소. 통영시 제공

한국전쟁 발발로 화약 냄새가 한반도를 뒤덮은 1951년, 나전칠기의 본고장인 경남 통영에 특별한 인재 양성소가 건립됐다. ‘도립 나전칠기 기술원 양성소’다. 당시 한국 나전칠기의 거장 김봉룡, 안용호, 장윤성 선생이 교습생에게 전통 칠 기법을 전수했다. 때마침 통영에 머물던 천재 화가 이중섭은 나전칠기 도안을 가르쳤다. 통영을 넘어 경남, 특히 나전칠기 근현대사에 빼놓을 수 없는 공간이지만 산업화와 개발 논리에 밀려 최근 사라질 위기 처했던 양성소가 원형으로 보전된다.

市, 건물 매입 후 문화공간 조성한국 근현대 나전칠기 역사 간직

통영시는 ‘경상남도립 나전칠기 기술원 양성소’가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예고(문화재청공고 제2020-308호)됐다고 8일 밝혔다.

양성소는 조선 시대 삼도수군통제영의 12공방 맥을 이은 나전칠기 공예의 현장으로, 해방과 전쟁기를 거치며 나전칠기 전문 공예 교육이 실시된 곳이다. 특히 근현대 공예의 효시이자 산실로 역사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시는 철기 위기에 처한 양성소 보존·관리를 위해 건물을 매입하고 문화재청에 문화재 등록을 신청했다. 이어 지난 8월 현지 조사를 거쳐 지난달 문화재청 근대문화재분과위원회 회의에서 등록 예고사항이 가결됐다. 최종 등록은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결정됐다.

강석주 통영시장은 “양성소 설립 취지에 걸맞게 근대 역사와 문화예술의 교류가 가능한 공간으로 꾸며 지역의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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