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늪에 출근한 사진작가 일기 쓰듯 기록한 늪의 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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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채 에세이집 ‘지독한 끌림’

우포늪의 기록과 기억을 담은 책이 나왔다. 사진작가 정봉채가 경남 창녕 우포늪을 찍은 사진 에세이 <지독한 끌림>(사진·다빈치)을 펴냈다.

정 작가는 2000년부터 우포늪을 카메라에 담아 왔다. 그는 2008년 창원에서 열린 람사르 총회 공식 사진작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 작가는 “10년 가까이 차에서 먹고 자며 사진을 찍다가 인근의 나무집을 빌려 살았다. 지금은 우포늪 가까운 곳에 손수 지어 올린 갤러리 옆에 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아침에 눈뜨면 어김없이 늪으로 나간다. 매일 늪의 자연을 바라보고 사진을 찍고 집으로 돌아와 사진을 정리한다. ‘늪이 된 사진가’로 불리는 정 작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이 주는 편안함과 질서로 회귀하려는 나를 발견한다”고 말한다.



그의 사진 속에는 물도 뭍도 아닌 땅, 우포가 담겼다. ‘자연 앞에 서면 씻김굿이라도 한 것처럼 정화되는 것을 느꼈다’는 정 작가의 우포늪은 차분한 명상의 공간처럼 다가온다. 그러면서도 때론 초록으로, 때론 바람으로 살아있는 자연을 보여 준다. ‘자연은 똑같은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작가는 매일 일기를 쓰듯 우포늪을 기록한다. 안개, 맑음, 바람, 비와 눈, 새, 우포의 하루 등 총 6개의 주제로 구성된 책을 통해 정 작가가 우포늪에서 보낸 시간을 독자도 같이 느끼게 된다.

정 작가는 서문에서 “우포늪을 바라보던 나의 마음처럼 내 사진을 보는 이들의 마음이 정화되는 것, 그것이 내가 오래도록 한결같이 추구해 온 내 사진의 의미임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자신이 느낀 자연을 한 장의 사진으로 전하기 위해 오늘도 작가는 늪으로 향한다. 오금아 기자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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