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화이자 백신 소식에 코로나 생활방역 흐트러져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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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궐 중인 코로나19를 막을 수 있는 예방 백신 개발 소식에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독일 회사와 함께 백신을 개발 중인 미국 화이자는 9일(현지 시간) 3상 임상시험 참가자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94명을 분석한 결과, 90% 이상의 예방 효과가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 감염자가 5000만 명을 넘어설 만큼 코로나19에 지친 세계인들이 정말 듣고 싶었던 반갑고 귀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백신의 실제 상용화까지는 아직 상당한 시일이 예상된다. 그동안은 역시 개개인의 생활방역 수칙 준수가 가장 간편하고 확실한 예방법임은 물론이다.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국내외 감염자가 증가세라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

예방 효과 90% 이상, 상용화엔 시일 걸려
개인 수칙 준수가 최고의 대안 명심해야

각국의 전문가들은 화이자 측의 백신 발표에 대해 일제히 “고무적인 결과”라며 찬사를 쏟아 내고 있다. 이 소식에 세계 증시와 국제 유가마저 급등세로 돌아섰다고 한다. 일부에선 백신 발표 시기를 놓고 미국 대선과의 관련설까지 흘러나온다. 모두 코로나19로 예전과는 완전히 딴판인 세상을 겪은 세계인이 얼마나 이 백신을 고대해 왔는지 알 수 있는 장면이다. 화이자 측은 이달 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 사용신청서를 낼 방침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백신이 당장 코로나19를 끝낼 것이라고 여겨선 안 된다. 아직 안전성과 생산 보급의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백신 상용화까지는 여전히 적잖은 시간을 견뎌야 한다.

우리 정부 역시 백신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0일 “백신이 나온다고 해서 한두 달 내 접종이 가능하거나, 코로나19 상황이 끝나는 게 아니다. 현재 방역체계와 융합돼 장기전으로 가야 어느 정도 안정화할 수 있다”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최근 4주간 국내 신규 확진자는 점차 증가세로, 수도권의 경우 현 추세라면 2~3주 뒤엔 거리 두기 격상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경남 사천에서도 10일 노인 9명이 집단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가 여전히 창궐 중이라는 징표다. 글로벌 확산세도 가팔라 전문가들은 몇 달 내 ‘바이러스 쓰나미’를 경고한 상태다.

가장 어리석은 행태는 상용화에 상당한 시일이 예상되는 예방 백신 소식에 들떠 손쉽고 확실한 일상의 생활방역 수칙을 소홀히 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화이자의 백신 개발이 순조롭게 끝난다고 해도 최우선 접종 대상인 의료종사자나 기저 질환자 등 외에 일반인의 접종은 최소한 내년 하반기 이후가 되리라고 예상한다. 예방 백신 소식이 희망적임은 분명하지만, 결국 나와 내 가족, 사회를 보호하는 현실적인 대안은 역시 일상적인 거리 두기처럼 생활방역 만한 것이 없는 셈이다. ‘제비 한 마리 왔다고 봄이 온 것은 아니다’라는 속담이 있다. 아직은 먼 백신보다 당장의 생활방역 준수가 ‘나의 생명 지킴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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