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응시 대상 의대생 86%가 치르지 않은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이 10일 끝났다. 이날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연합뉴스

응시 대상 의대생의 86%가 참여하지 않은 올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이 10일 종료됐다. 이에 따라 2700여 명의 미응시 의대생들에 대한 구제가 사실상 불가능해져, 내년 신규 의사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의대생 86% 불참 실기 10일 종료
연내 추가시험 시행 가능성 낮아
인턴·공공 인력 부족 심화 전망

10일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 따르면 올 9월 8일부터 이날까지 분산 실시한 의사 국가고시는 응시 대상자 3172명 중 446명만 접수해 시험을 치렀다. 응시 대상자 중 미응시 의대생은 2726명이다.

대한의사협회가 2700여 명의 의대생 구제 등을 요구하며 정부와의 의료정책 논의 등을 보이콧하기로 하는 등 정부를 압박하고 있지만, 이들의 구제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다른 국가고시와의 형평성 문제가 있고, 연내 추가시험을 치르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미응시 의대생이 구제를 받으려면 내년 1월 필기시험 전에 실기시험을 마쳐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이달 초부터 공지와 시험이 시작돼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년 2700여 명의 신규 의사가 배출되지 않으면서 의사 수급 불균형에 따른 혼란이 상당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특히 수련병원 인턴과 공중보건의·군의관 모집 등 공공의료 인력 부족에 따른 지역 의료격차 심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정부는 최근 “의료 수급이나 응급실, 필수 의료 문제 등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의사 수급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의대생들은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의 보건 의료정책에 반발해 올 의사 국시를 거부했다. 이에 정부는 실기시험 시작을 올 9월 1일에서 8일로 일주일 연기했고, 재신청 기한 역시 두 차례 연장했다. 하지만 의료계와 정부의 합의가 이뤄진 뒤에도 의대생 단체들은 국시 복귀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하다 결국 대규모 미응시 사태가 벌어졌다. 김백상 기자 k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