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연대’ 둘러싸고 국민의힘 친김-반김 또 갈등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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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소 주최 ‘중대재해 방지 및 예방을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국민의힘이 안철수발(發) 야권연대를 위한 신당창당 제안을 두고 또 한번 내분에 휩싸인 모습이다. 당 전반적으로는 안 대표의 신당론에 대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판을 흔들어서 주도권을 가져가려는 것”이라며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지만 “집권을 위해서는 모두가 힘을 합칠 때”라는 찬성론도 분출되고 있다. 특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온 부산·울산·경남(PK) 중진 의원들이 연대론에 적극 찬성하면서 다시 한번 김 위원장에게 날을 세우는 모습이다.

지난 6일 부산·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 방안에 대해 “유일한 결론이 야권 재편”이라며 신당론을 처음 띄운 국민의당 안 대표는 9일에도 “이대로는 야권의 장래도, 대한민국의 장래도 없다”면서 사실상 신당 창당과 같은 의미로 제시한 ‘야권 혁신 플랫폼’을 재차 강조했다.


안철수 ‘신당’ 제안에 내분 양상 재연
김종인 “밖의 소리에 안 휩쓸려” 일축
“보선 주도권 위한 것” 평가절하 다수
PK 중진들 ‘반김’ 날 세우기에 앞장
“정권 창출 위해 반문연대 빅텐트 필요”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우리 당이 어느 한 정치인이 밖에서 무슨 소리를 한다고 그냥 휩쓸리는 정당이 아니다”고 일축했고,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지상욱 원장은 안 대표를 향해 “정치입문 9년 만에 5번 창당? 이제 그만하라. 무조건 야권이라고 모두 통합하는 것이 혁신이 아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동안 안 대표와의 연대에 우호적인 시선을 보냈던 초선 의원들도 신당론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부산 초선 중 김 위원장의 대표적인 ‘우군’으로 꼽히는 박수영(부산 남갑) 의원은 10일 “보궐선거가 5개월 남아 있는 시점에 지금 어느 세월에 당 만들고 후보 뽑아서 선거운동을 할 것이냐”며 부정적 시각을 보였다. 그는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도 “만약에 (안 대표가 제안한 혁신 플랫폼)그것이 신당 창당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신당 창당 제안이라고 하면 조금 더 일찍 했어야 하는 것이지, 그런데 혁신 플랫폼이 신당 창당이라는 보장은 하나도 없다”고 재차 비판했다.

반면 당내 ‘반김종인’의 선두 격인 장제원(부산 사상)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바른미래당 출신인 지 원장을 향해 “그토록 적폐라고 몰아붙였던 자유한국당과는 왜 통합했는가”며 “우리들의 일그러진 정치이력을 들춰내기 시작하면 야권 인사 중에 정치할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국민의당, 무소속 모두가 힘을 합쳐 집권하는 것만이 정권을 상납한 우리의 죄를 용서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오로지 정권창출을 위한 연대와 통합에 나서야 할 때”라고 안 대표의 제안을 환영했다.

앞서 김 위원장을 향해 “뺄셈 정치가 아닌 곱셈 정치를 해야 한다”며 비판했던 김기현(울산 남을) 의원도 이날 “야권연대는 정권탈환을 위해 할 것이냐, 말 것이냐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나라를 다시 살릴 것이냐, 그냥 죽도록 할 것이냐 하는 생존의 문제다”며 “지금이 반문연대를 위한 빅텐트를 칠 적기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자유와 보수, 중도 진영을 통합해 반문연대를 출범시키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김종인 비대위 체제의 조기 교체를 주장하고 있는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야권이 분열된 상황에서 현 정권에 대한 견제를 제대로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국민들께서 야권이 다소 부족하다는 우려를 하시는 것 같다”며 “그런 점에서 안 대표가 제안했던 혁신 플랫폼은 향후 계속해서 검토할 필요는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안 대표의 제안을 둘러싼 당내 균열이 심화되자 연대 논의에 나서되 국민의힘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중도론도 등장했다. 당 원내대변인인 최형두(경남 창원마산합포) 의원은 “힘을 합치는 것은 맞다”면서도 “(안 대표가 주장한)야권 전체 플랫폼으로 다시 모이는 것은 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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