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정원장 日 스가 총리 면담 경색된 한·일 관계 돌파구 마련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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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오찬을 겸한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의 ‘바이든 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반도 정세가 격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색된 한·일 관계에서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일본을 방문하고 있는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10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만나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총리 취임 후 정부 고위 인사 첫 만남
서울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 요청
‘바이든 시대’ 앞두고 관계 전환 주목

스가 총리가 취임 후 우리 정부의 고위급 인사를 만난 것은 처음이다. 정치인 출신인 박 원장이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스가 총리를 면담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원장은 이날 오후 일본 총리관저에서 스가 총리와 면담을 마친 후 일제 강점기 징용 피해자 문제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외교가에서는 박 원장이 방일을 통해 △한국이 올해 의장국을 맡고 있는 한·중·일 3국 정상회의 연말 개최 △북한 참가가 주목되는 내년 도쿄올림픽 관련 협력 방안 △강제징용 등 한·일 갈등 타개책 모색 등 굵직굵직한 이슈를 논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중·일 3국 정상회의와 관련, 박 원장은 문 대통령 지시에 따라 12월 서울에서 개최될 정상회의에 스가 총리의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가 총리는 최근 북한과 관계 개선 가능성을 시사하며 도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우리 정부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남북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튼 경험이 있기 때문에 도쿄올림픽 또한 북한을 국제사회로 이끌어 낼 기회로 보고 있고,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일본의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보인다.

박 원장은 이번 방일을 통해 강제징용 문제를 양국이 즉각 해결하기는 어려운 만큼 우선 지도자들이 큰 틀에서 함께 미래지향적으로 나가자는 약속, 즉 정치적 선언을 함으로써 관계 개선의 전환점으로 삼자는 구상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문 대통령이 오는 12일부터 나흘간 ‘아세안+3’ 정상회의를 포함한 5건의 화상 정상회의에 연이어 참석할 예정이다. 박석호 기자 psh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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