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학력 격차 코로나에 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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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장기간의 원격수업으로 교육 격차가 더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사실로 드러났다.

부산시교육청이 전국 처음으로 학력 변화 경향성을 분석한 결과, 중위권이 줄어들고 상위권과 하위권의 학력 격차는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학 과목의 학력격차가 더 벌어졌다. 또 고3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됐지만, 학력 격차에 있어서는 고2가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교육청 전국 최초 분석
중위권 줄고 상·하위권 늘어
수학과목 성적 격차 가장 커

10일 부산시교육청은 “부산대 ‘빅데이터 기반 금융·수산·제조 혁신 산업수학센터”에 의뢰해 부산 지역 일반고 학생들의 학력 변화 경향성을 분석한 결과 동일 학생(군) 대상 분석에서 수학, 영어 과목 모두 학력 저하가 나타났으며, 특히 지난해 성적이 중위권이었던 학생들이 올해 상위권과 하위권으로 이동하며 학력 격차가 더 심화되는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번 학력 분석은 부산 일반고 24개교(남학교·여학교·공학 각각 8개교, 공·사립 각각 12개교) 1만 4394명을 대상으로 2019학년도 1, 2학년과 2020학년도 1, 2, 3학년의 1학기 수학·영어 과목에 대한 ‘지필평가 도수분포표’ 분석으로 실시됐다.

지난해 성적 그래프가 포물선을 그리며 중위권이 강한 형태를 보였다면 올해는 중위권이 줄어들고 하위권이 두툼해지는 형태의 그래프로 변화했다. 특히 지난해 1학년에서 올해 2학년으로 올라온 학생들의 성적 변화를 보면, 수학 성적이 중위권 이하에서는 더 떨어진 반면, 상위권에서는 더 올라 격차가 더 커졌다. 동일 학년 대상 분석에서도 지난해 2학년보다 올해 2학년들의 수학 성적 격차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학년인 학생들은 수학과 영어 성적 모두 지난해 대비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신소영 선임연구원은 “온라인 학습의 경우 자기주도성이 떨어지거나 학습동기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으면 학습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중위권이 쪼그라드는 결과로 나타난다”면서 “실제로 고3보다 그 아래 학년으로 내려갈수록, 중학교·초등학교로 내려갈수록 교육 격차는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하는데, 이번 부산시교육청 분석 결과가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오는 16일 개최되는 일반고 교감 워크숍 등에서 이번 분석 결과를 공유하고, 2021학년도 주요 업무계획과 학교 지원정책에 우선 반영할 계획이다. 또 일반고 96곳에 학교당 500만 원을 지원해 기초학력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중등수석교사 14명이 학력 저하 현상을 보인 일반고 학생 118명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1 대 1 학습컨설팅을 실시한다. 중학교 1~3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에 대해선 이달 중 국어와 수학 과목에 대한 최소 성취기준 다깨침 자료를 개발해 보급할 예정이다.

부산대학교 사범대와 신라대학교 사범대, 부산교육대학교에 재학 중인 예비교사들도 다음 달부터 초·중·고 학생 멘토링에 나선다.

이현정 기자 ed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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