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 출범 속도… 첫 단추 비서실장 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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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의 미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을 시작으로 첫 인선을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선 결과 불복에도 불구하고 사실상의 첫 인사를 통해 내년 1월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위한 신호탄을 쏘아 올리며 쐐기 박기에 나선 것이다. 이번 인선에는 코로나19와 경제라는 바이든 행정부의 양대 과제를 조기에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비선출 최고직’ 가운데 하나로 평가되는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으로 첫 단추를 끼운 만큼 백악관은 물론 내각에 대한 후속 인선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백악관 비서실장에 론 클레인
부통령 비서실장 지낸 오랜 측근
오바마 시절 에볼라 대응 총괄
코로나19·경제 과제 해결 의지
새 정부 고위직 인선 서두르기
백인·남성 위주 트럼프와 차별화
내각, 여성·소수인종 망라할 듯

■최측근 클레인… 코로나 대응 시동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1일(현지시간)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최측근’ 인사로 꼽히는 론 클레인을 낙점했다. 지난 2014년 11월 13일 에볼라 대응 조정관이었던 론 클레인(가운데)이 백악관 아이젠하워 행정동에서 열린 회의에서 바이든 당시 부통령의 옆 자리에 앉아 발언을 듣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오랜 최측근 참모이자 워싱턴 정가의 정치 전문가로 꼽히는 론 클레인(59)을 초대 비서실장에 낙점했다.

클레인은 1989년부터 당시 상원의원이던 바이든 당선인을 도와 왔다. 바이든 당선인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으로 재직할 때는 그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민주당의 ‘장막 뒤 큰손’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번 대선에서도 캠프의 코로나19 대응 전문가 인선, 주요 공략 개발, TV토론 준비 등에서 핵심적 역할을 해 온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클레인의 비서실장 낙점은 일찌감치 예견돼 왔다.

클레인은 당장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 후 최대 과제인 코로나19 대응과 경제 활성화 과정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4년 ‘에볼라 차르’에 임명돼 바이러스 대응을 총괄한 경험이 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

또 바이든 당선인의 부통령 재직 당시인 2009년 그의 비서실장으로서 72억 달러 규모의 미국 경기부양법(The American Recovery and Reinvestment Act) 제정을 총괄한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 시절에는 영향력 제한 등 비서실장의 역할이 바뀌었다”면서 “바이든 당선인의 클레인 낙점은 혼란이 주도해 온 대통령직을 넘어서려는 계획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백악관 내부가 대통령과 직접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고위 관리들이 주변에 포진한 가운데 ‘한 명의 매니저(비서실장)’가 책임을 지는 형태로 비서실장이 핵심 고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WP는 이번 인사에 대해 트럼프 시대의 혼란에 대한 거부를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클레인에 대해 “위기의 시기에 국가를 단합으로 이끌 적임자”라면서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귀중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경험·능력 중시”… 공화당 인사 기용

바이든 당선인의 클레인 비서실장 내정은 지난 7일 대선 승리 선언 이후 닷새 만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인선에 대해 바이든 당선인이 새 정부를 이끌 고위직을 채우기 위해 신속히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백악관 고위직 및 각료 후보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한 가운데 바이든 당선인은 후속 인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클레인의 의중이 상당히 반영될 수 있으며, 이번 비서실장 인선이 향후 인선을 가늠할 수 있는 방향타가 될 수도 있다.

NYT는 바이든 당선인이 수년간 그의 곁을 지켜 온 워싱턴의 ‘이너서클’에 의존하겠다는 의향을 내보인 것으로 평가했다. NYT는 다른 기사에서 바이든 시대는 백인과 남성 위주였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장과들과 달리 여성, 소수인종, 성소수자 등이 망라된 ‘다양성 내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내각의 요직인 국방장관, 국무장관, 재무장관, 법무장관 중 다수가 여성 인사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던 수전 라이스는 국무장관 후보로, 국방부 최고위직을 지낸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정책차관은 국방장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재무장관에는 라엘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 이사, 바이든 당선인과 함께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로 출마했던 엘리자베스 워런(메사추세츠) 상원의원이 후보군에 올라 있다.

바이든 당선인의 후속 인선은 오는 26일 추수감사절 전후로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10일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인사에게도 제안될 것”이라며 ‘협치 내각’ 구상을 밝혔다고 미 NBC뉴스가 보도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전·현직 주지사, 의회, 재계 등을 중심으로 공화당 인사들이 바이든 행정부의 요직에 들어갈 가능성이 없지 않다”면서 ‘초당파주의’로의 복귀를 전망했다.

백악관과 의회, 대선캠프 등 워싱턴 정가에서 오랜 경험을 갖춘 정무형 참모 클레인의 비서실장 발탁으로 ‘협치 내각’ 구성을 통한 바이든 행정부의 치유와 통합 행보가 탄력을 받을지도 주목된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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