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보영 (주)샤콘느 대표 “부담 없이 클래식 즐기는 공간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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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 해리단길 골목길에서 감미로운 바이올린 선율이 흘러나온다. 선율을 따라 걷다 보면, 한 카페에 다다른다. 카페 ‘살롱 샤콘느’. 부산시 지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된 (주)샤콘느 윤보영 대표가 운영하는 카페다.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예술의전당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하던 윤 대표는 2년 전 가족들과 함께 과감히 부산행을 결심했다.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에서였다.

부산시 예비사회적기업 선정
이색 ‘살롱 콘서트’ 230회 이끌어
‘설 곳 잃은 예술가에 큰 힘’ 평가

그의 첫 도전은 카페를 여는 것이었다. 클래식 바이올리니스트가 운영하는 카페인만큼, 카페 곳곳의 클래식한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여기에 클래식 음악이 더해져 지금의 살롱 샤콘느가 완성됐다.

처음엔 공연 없이 클래식 음악을 들여주는 카페였다. 그러다 손님들이 연주 요청을 할 때면 한두 곡씩 바이올린 연주를 하게 됐다. 그렇게 연주하기를 몇 번. 윤 대표는 이 카페를 클래식 공연을 볼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미기로 결심했다.

윤 대표의 공연으로만 진행됐던 공연은, 점차 다른 연주자들의 공연으로 채워졌다. 공연이 점점 인기를 끌자, 윤 대표는 사회적 기업을 구상했다. 무대가 필요한 예술가들에겐 무대를 제공하고, 그 수익을 함께 나누는 방식이었다. “연주자들이 공연을 하려면, 대관료나 포스터 제작을 본인이 부담해야 해요. 이 비용을 받지 않고 공연 입장료와 음료 등 판매수익을 나누면 아티스트에도, 공연을 보는 손님들에게도, 카페에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어요.”

공연에 입장료를 받는다는 계획에 주변에선 다들 만류했다. ‘클래식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부산에서, 입장료까지 받는다면 누구도 오지 않을 거라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사회적 기업으로 키우기 위해선 지속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주변의 우려와 달리, 공연을 보기 위해 기꺼이 입장료를 내고 카페를 찾는 이들의 발길은 계속 이어졌다. 쉽고 재미있는 윤 대표의 해설 덕분에 클래식을 잘 모르는 이들도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다. 살롱 콘서트는 어느덧 200회를 넘어 230회를 맞았다.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윤 대표는, 아이들도 재미있게 클래식을 즐길 수 있도록 ‘키즈 클래식 콘서트’ ‘키즈 원데이 바이올린 클래스’ 등도 운영하고 있다.

살롱 샤콘느는 코로나19로 예기치않게 무대에 설 기회를 잃은 지역 예술인들에게도 큰 선물이 됐다. 이제 윤 대표가 먼저 섭외를 하지 않아도, 지역의 연주가들이 먼저 러브콜을 보내오기도 한다. 윤 대표는 이 공간을 통해 시민들이 클래식에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길 기대한다.

“샤콘느는 ‘변주곡’이에요. 저라는 테마에서부터 시작한 이 공간이 지역의 아티스트와 찾아와주는 손님들에 의해 크게 변주되면서 하나의 위대한 곡을 만들었으면 하는 뜻을 담았어요. 앞으로도 어린아이부터 성인까지, 부담없이 클래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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