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건져 올린 ‘쓰레기 예술’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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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예술가 단체인 가치예술 협동조합이 올 9월 부산 강서구 가덕도 외양포에서 해양 쓰레기를 수거하는 ‘비치코밍’을 실시했다. 가치예술 협동조합 제공

“쓰레기 아니냐고요? 부산의 ‘보물’ 바다에서 건진 예술품입니다!”

부산 지역 예술가들로 구성된 ‘가치(Gachi)예술 협동조합(이하 조합)’이 14일까지 부산 동래구 ‘스페이스 움’에서 ‘같이·가치 비치코밍’ 전시회를 연다.

지역 예술가들 협동조합 ‘가치’
직접 수거한 쓰레기로 작품화
14일까지 ‘스페이스 움’서 전시

‘비치코밍(beachcombing)’은 말 그대로 빗질하듯 해안가나 포구에서 해양 쓰레기를 모아서 치우는 활동을 의미한다. 이번 같이·가치 비치코밍 전시회에서는 조합 소속 예술가들이 수거한 나무 조각, 플라스틱, 비닐봉지 등을 소재로 구포 옛 나루터, 동백항, 민락항 등 부산의 명소를 재현한 ‘리사이클링 아트 작품’을 선보인다. 봉사 활동에 창작을 접목한 셈이다.

이들은 2018년 태풍 ‘콩레이’ 당시 해안가에 널린 해양 쓰레기를 목격하면서 비치코밍을 시작했다. 플라스틱 조각같이 미화원의 손이 잘 닿지 않는 곳을 중심으로 쪼그려 앉아서 청소를 해 왔다.

지난해에는 버스 한 대를 빌려 수십 명이 가덕도 일대를 청소한 적도 있다. 코로나19로 인원이 줄었지만, 올여름에도 여전히 가덕도와 이기대 등지를 돌며 비치코밍을 해 오고 있다. 이 같은 헌신 덕에 이 전시회는 올해 지역문화진흥원의 ‘지역 활동가 지원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정주 가치예술 협동조합 대표는 “부산지역 곳곳에 있는 예술인들이 우리 지역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비치코밍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부산의 청년들이 지역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향후 작업과 운영을 이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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