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중심 한국경제 ‘새로운 판’ 이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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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훈 강원대 국제무역학과 교수 제13기 부산일보 CEO아카데미 특강

“코로나 이후 펼쳐질 제4차 산업혁명을 우리나라가 선도해야 합니다. 전 세계를 휩쓸었던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처럼요.”

올해 초부터 전 세계에 번지기 시작한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언택트’와 관련된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분야가 급격히 성장하며 전통적인 산업 지형까지 뒤흔들리는 상황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급변하는 경제 체제 속에서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코로나 이후 세계경제 역성장 우려
탈세계화에 자유무역시대 저물 것
한국 4차산업 선도 경쟁력 높여야"

이현훈 강원대 국제무역학과 교수는 최근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3기 부산일보 CEO아카데미에 참석해 ‘코로나 이후의 새로운 세계’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코로나 이후 세계 경제를 전망하고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을 명쾌하게 제시해 수강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 교수는 코로나 이후 세계 경제가 역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오는 12월까지 전 세계 코로나 누적 확진자 수는 최소 6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세계 경제는 올해 -10%, 내년에는 -5% 역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929년에 발발한 대공황 당시, 세계 GDP가 3년간 15%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이는 엄청난 수치다.

그는 코로나로 인해 ‘탈(脫)세계화’ 현상이 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그동안 다국적 기업들에게 ‘글로벌 공급망’은 비용을 줄이기 위한 효율적인 방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한 나라에서만 전염병이 돌아도 전체 공급망이 위협받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탈세계화가 한국 경제에 매우 심각한 경제 정체를 일으킨다는 점이다. 이 교수는 “지난 50년간 한국은 경이적인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이는 적극적인 대외지향적 정책 덕분에 가능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 사태로 인해 미국 주도의 세계 자유 무역 시대는 저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국적 기업들이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 건설한 공장 등을 본국으로 돌아오게 하면서, 무역 중심의 한국 경제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위기를 맞은 한국은 코로나 시대 어떤 전략을 펼쳐야 할까. 이 교수는 “무역과 투자로 먹고사는 한국은 ‘벼랑 끝’에 서 있다는 각오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해 새로운 판을 이끌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 사태로 원격 서비스 산업과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사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BTS가 한국어로 부른 노래로 전 세계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것처럼, 한국은 고유의 문화와 경쟁력을 이용해 4차 산업혁명을 충분히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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