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미국… 거리로 나간 ‘대선 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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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의 미국

미국 대선 후폭풍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백악관 인근에서 대규모 선거 불복 집회를 여는가 하면 조지아주에서는 대대적인 수작업 재검표에 돌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은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프리덤 플라자에 집결해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들 지지자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선언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지지자 백악관 앞 시위
언론·IT기업·바이든 맹비난
트럼프, 골프 친 후 백악관 복귀
조지아주 수작업 재검표 착수
부정 시비 차단 온라인 중계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프리덤 플라자에 운집해 있다. 오른쪽은 델라웨어비치의 한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집회에 참석한 단체들은 ‘백만 마가 행진’(Million MAGA March), ‘트럼프를 위한 행진’(the March for Trump), ‘도둑질을 멈춰라’(Stop the Steal) 등의 이름을 내세웠다. ‘MAGA’는 트럼트 대통령의 대선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줄인 글자다. 참가자들은 불법 투표 가능성을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 주장을 그대로 이어 갔다. 참가자들은 “모든 합법적 투표를 집계해야 한다” “선거는 훔쳐도 우리 목소리는 훔칠 수 없다” 등의 주장을 펼쳤다.

이들은 언론과 IT기업, 바이든 당선인 등을 향한 비난도 쏟아 냈다. 한 참가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패배를 예측한 미디어들을 향해 가짜 뉴스라고 주장하거나 바이든 당선인을 감옥에 가두라는 구호도 외쳤다.

집회가 시작되기 전 트럼프 대통령이 차를 탄 채로 모습을 비추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량은 이날 오전 10시께 프리덤 플라자 주변을 통과했고 지지자들의 환호 소리에 차창 밖으로 웃으며 손을 흔드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집회에 참석하지는 않고 곧바로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골프 클럽으로 이동해 골프를 친 후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이날 집회는 주최 측이 100만 명이 모일 것이라고 예고했으나 실제 참가자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 언론마다 참가자 규모도 다르게 보도했다. CNN방송 등은 수천 명이 참석했다고 알렸으며 폭스뉴스는 수만 명 규모라고 보도했다. 집회 주최 측은 이날 워싱턴DC뿐 아니라 보스턴 등 미국 주요 도시 51곳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참가자들은 프리덤 플라자 집회를 끝낸 후 대법원 청사까지 약 1.5마일을 행진하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미국 조지아주에서는 대규모 수작업 재검표에 착수했는데, 현지 언론에서는 미국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작업이라고 보도했다. 조지아주에서는 바이든 당선인이 0.3%포인트인 1만 4000여 표 차이로 트럼프 대통령을 이겼다. 이 때문에 조지아주에서는 개표 결과를 검증하는 차원에서 전체 투표용지 500만 장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확인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워싱턴포스터 등에 따르면 조지아주 159개 카운티는 13일부터 각각 수백 명의 사무원을 동원해 재검표에 돌입했다. 일부 카운티에서는 부정 선거 논란을 확실히 없애기 위해 재검표 과정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하고 있다.

재검표에서 개표 사무원은 2인 1조로 한 사람이 투표용지를 펼쳐 이상 유무를 확인한 뒤 표기된 후보 이름을 큰 소리로 읽으면 옆 사람이 다시 이를 넘겨받아 확인한다고 한다. 전체 투표 용지 하나하나를 이런 식으로 재확인하기 때문에 동일한 과정을 500만 차례나 반복해야 하는 것이다. 크리스 하비 선거관리국장은 “(개표 사무원들이)재검표 작업에 부담을 느낄 수 있겠지만 결국 종이를 세는 작업”이라고 격려했다. 이와 관련, 조지아주는 최근 기계 검표가 정확했고 대선 개표 결과가 뒤바뀌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하면서도 추가 논란을 막기 위해 재검표를 진행하기로 발표했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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