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연어가 돌아오는 낙동강, 물관리 일원화 더 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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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하굿둑 수문 개방 이후 연어를 비롯한 회유성 어종이 최근 낙동강에서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향후 면밀한 분석과 검토를 필요로 하는 것이겠지만 기수 생태계 복원의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그동안 하굿둑은 낙동강의 정상적인 흐름을 방해하고 수질을 악화시켜 낙동강 생태계를 황폐화한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생태계 회복에 대한 여론이 일어나면서 하굿둑 완공 32년 만에 굳게 닫힌 하굿둑 수문이 열린 게 지난해 6월이었다. 하굿둑을 개방하는 실증 실험은 지난해 9월과 올해 6월 두 차례 더 진행된 바 있는데, 그 결과는 생태계 회복의 뚜렷한 징후로 여겨도 무방할 정도다.

하굿둑 개방 결과 생태계 회복세 뚜렷
다양한 관리 주체들 통합하는 게 관건

세 차례에 걸쳐 하굿둑을 개방한 결과, 하굿둑 건설 이후 자취를 감췄던 연어가 지난달 하굿둑 위쪽과 온천천에서 기적처럼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낙동강의 지류인 밀양강에서도 40여 마리에 달하는 연어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연어 말고도 대표적 회유성 어류인 뱀장어를 비롯해 강도다리, 숭어, 전갱이가 출현했고 장어와 고등어 등 기수 어종도 목격됐다. 바다와 강이 만나 수질이 좋아지고 생태계가 점차 회복되고 있음을 증명하는 사례들이다. 수문 개방 이후 어종이 다양해지고 개체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물론이다. 부산시는 지난 12일 이 같은 실증 실험 결과를 토대로 낙동강 하굿둑 개방에 따른 분야별 대책과 기수 생태계 복원 방안을 올해 연말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굿둑 개방을 통한 강물의 수질 회복 가능성이 확인된 만큼 이제는 체계적인 생태계 복원 계획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각각 나눠져 있는 낙동강 관리 주체를 통합하는 일이 무엇보다 화급한 과제로 떠오른다. 12일 전문가 50여 명이 모인 ‘2020 부산강포럼’에서도 이와 관련된 논의들이 폭넓게 오갔다고 한다. 현재 낙동강은 시설 소유와 운영, 관리 등 측면에서 담당 기관이 모두 다르다. 다양한 주체들이 관여돼 있으니 생태계 복원 사업이 신속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되기 힘든 구조인 것이다. 생태계 복원은 수량이나 수질, 생태뿐만 아니라 도시환경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사안이다. 낙동강 관리 주체들을 일원화하자는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하굿둑 개방은 이제 첫걸음을 뗐을 뿐이다. 낙동강의 정상적인 물 흐름을 복원하려면 하굿둑 완전 개방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것이 영남의 젖줄 낙동강을 살리는 출발점이라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하굿둑 개방에 따른 생태계 복원을 넘어 수질, 홍수, 물관리 일원화를 유기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라도 통합관리 시스템은 필요하다. 염분 침투로 입게 될 농업 분야 피해도 해결해야 할 숙제인데, 부산시가 통합관리 시스템 속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이해관계를 조율해 바람직한 대안을 찾아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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