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 FTA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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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화면 오른쪽 맨위)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아세안+3' 화상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화면 왼쪽 맨위)가 문 대통령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최대 규모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불리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15일 출범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아세안 10개국, 중국, 일본, 뉴질랜드, 호주 등 15개 협정 참가국 정상들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RCEP 정상회의 및 협정문 서명식에 참석했다.

아세안 10개국·중·일 등 15개국 서명
전 세계 무역규모 30% 차지 ‘메가 FTA’
협정 참가국 간 관세 낮춰 교역 활성화
文 대통령 “자유무역 가치 수호에 기여”
수산 분야 추가 시장 개방 최소화 성과

RCEP 참가국의 무역규모, 인구, 총생산(명목 GDP)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한다. 이른바 ‘메가 FTA’가 출범한 것으로, 협정 참가국 사이에서 관세 문턱을 낮추고 체계적인 무역·투자 시스템을 확립해 교역 활성화를 이뤄 내자는 것이 기본적 취지다.

일례로 인도네시아로 자동차 부품을 수출하는 업체의 경우 현재 최고 40%의 관세를 감수해야 하지만, RCEP가 발효된 뒤로는 관세가 0%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가입국 간 원산지 기준을 동일화해 나라마다 다른 원산지 규정과 통관 절차 등으로 인한 불편을 최소화하는 이점도 있다. 아울러 지식재산권 보호와 경제기술협력 등 여러 방면에서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청와대는 기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의 발언에서 “자유무역 가치 수호를 행동으로 옮겼다”면서 “RCEP는 지역을 넘어 전 세계 다자주의 회복과 자유무역 질서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참가국들은 또 ‘RCEP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을 채택, 각국이 국회 비준 등 국내 절차를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RCEP가 발효되려면 아세안 10개국 중 6개국, 비(非)아세안 5개국 중 3개국 이상의 국내 비준 뒤 사무국에 비준서를 기탁하면 60일 뒤 발효된다. 정부는 빠르면 내년 상반기에 RCEP가 발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선언문에는 추가적 시장개방과 전반적인 무역규범 정비가 참가국들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으리라는 평가도 담겼다. 청와대는 “제협력 강화, 한국 산업의 고도화 등을 모색해 코로나 극복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신남방정책 가속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협정 서명에 앞서 참가국들은 2011년 11월 RCEP 추진을 공식화하고 2012년 11월 협상 개시를 선언한 이후 8년간 31차례 공식협상, 19차례 장관회의, 4차례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RCEP가 최종 서명됨에 따라 수산분야 협상도 마무리되었다고 밝혔다. 수산분야 협상은 새우 오징어 돔 가리비 방어 등 국내 민감 수산물은 현행 관세를 유지하는 한편, 기존에 체결했던 FTA를 기준으로 추가 시장 개방을 최소화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중국과는 추가 시장 개방 없이 기존 FTA(2015년 발효)와 동일한 수준으로 협상이 마무리됐다. 일본의 경우 2017~2019년 평균 총수입액(1억 4200만 달러)의 2.9%(400만 달러), 총수출액(7억 5400만 달러)의 4.1%(3100만 달러) 수준으로 개방을 최소화했다. 또 돔 가리비 방어 등 민감 품목은 현행 관세를 유지했다.

아세안·베트남의 경우 추가 수입 개방은 최소화하는 한편, 수출 기회는 늘었다. 아세안에 대해서는 2017~2019년 평균 총수입액(3억 2600만 달러)의 1.6%(500만 달러), 총수출액(2억 9700만 달러)의 97.9%(2억 9100만 달러)를 추가 개방했다. 아세안 국가로 주로 수출하는 가다랑어(냉동)·김(건조)·황다랑어(냉동)에 부과됐던 관세 5%는 RCEP 발효 즉시 면세돼, 아세안 지역에 대한 수출 확대의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베트남은 2017~2019년 평균 총수입액(8억 100만 달러)의 0.4%(300만 달러)를 추가 개방했고, 총수출액(1억 3200만 달러)의 100%가 이미 기존 FTA로 개방돼 추가 협상은 없었다.

우동식 해수부 국제협력정책관은 “이번 RCEP 체결에 따라 국내 민감 수산물은 수입 확대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고, 아세안 지역으로 수출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석호·김종열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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