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시그니엘 호텔 추락 사고’ 책임 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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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 롯데 시그니엘 호텔에서 현수막 설치 작업 중 추락해 숨진 30대 작업자(부산일보 11월 6일 자 12면 등 보도) 사건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조사에 착수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작업 안전 감독과 근로자 보호 조치 등의 미준수 사실이 드러날 경우 관련자를 검찰에 송치하겠다는 방침이다.

15일 고용노동부 부산동부지청은 “시그니엘 호텔에서 작업 중 추락해 숨진 작업자 A(39) 씨에 대한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당시 A 씨가 작업하는 과정에서 책임자들의 작업 안전 감독 등 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조사한 후 책임 소재 기관을 파악할 예정이다.

부산동부노동청, 사건 관계자 조사
사고 경위·책임 소재 등 주요 쟁점
유족 “사고 직후 아무런 조치 않아”
호텔 “작업자가 안전장치 미설치”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사건을 조사 중인 상태라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자세히 공개할 수 없다”면서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으며, 위반 사항이 확인될 경우 관련자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도 이 사건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A 씨가 추락 사고 경위와 사고의 책임 소재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A 씨는 지난달 30일 부산 해운대 시그니엘 호텔 연회장에서 대형 현수막을 설치하는 작업 도중 6m 높이의 리프트에서 떨어졌다. 리프트는 호텔 측에서 제공한 것으로, 사고 직후 뇌사상태에 빠진 A 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 왔다. 지난 12일 뇌사판정을 받은 A 씨는 장기기증으로 환자 3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결국 세상을 떠났다.

A 씨의 형이자 흉부외과 의사인 B 씨는 호텔 측의 책임을 묻고 있다. A 씨 포함 작업자 단 두 명이 6m 높이에서 대형 현수막을 설치하는데도 안전 감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호텔 측이 유압식 리프트를 제공하면서 관련 교육이나 지시가 없었다는 것. A 씨는 해당 리프트를 당일 처음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B 씨는 또 A 씨가 추락해 뇌사상태에 빠졌을 때 호텔 측 관계자들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방치했다고 주장한다. 그는 “호텔 측이 마땅히 해야 했을 작업 관리 감독과 리프트에 대한 설명만 있었어도 이런 화를 피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가족들이 사과를 요구했으나, 호텔 측 관계자들은 아직 진정 어린 사과를 하지 않았다”며 “고용노동부와 경찰 관계자들을 만나 사고에 대한 의견서를 전달했고, 추후 조사 경과를 지켜볼 방침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호텔 측은 B 씨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당시 작업자가 작업 중 편의상 리프트 안전장치를 설치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고, 제공된 리프트와 관련한 문제도 없었다는 것이다. 호텔 측은 사건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입장을 밝힌다는 계획이다.

한편 지난 12일 A 씨 가족의 장기기증 결정으로 관련 수술을 끝내고 A 씨 장례 절차를 밟았다. A 씨 유족은 A 씨가 뇌사판정을 받은 뒤 “장기를 기증해 새 생명이 간절한 환자에게 도움을 주고, 아들 몸의 일부가 어딘가에 살아 있다고 믿고 싶은 마음”이라며 장기기증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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