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치 아지매 시장’ 시설 미비로 ‘허송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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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치 아지매’를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려던 사업이 졸속 시공으로 약 2년을 허비하게 됐다. 협소한 공간과 작은 창 등으로 비판 받은 자갈치 아지매 시장 건물. 부산일보DB

지난해 건물을 완공하고도 시설 미비 등으로 지연되어 오던 ‘자갈치 아지매 시장(가칭)’ 개장이 결국 또 한 해를 넘기게 됐다. 내년 상반기에나 시설물 보수가 가능해, 개장은 빨라도 내년 하반기는 되어야 할 전망이다.

부산시는 ‘자갈치 수산명소화 사업’의 일환으로 자갈치시장 옆 물양장 부지에 연면적 2288㎡ 지상 2층 규모의 ‘자갈치 아지매 시장’을 2017년 착공해 지난해 말 완공했다. 새로 지은 시설물에 자갈치시장 주변 노점상을 입주시켜 ‘먹거리 쇼핑존’으로 조성함으로써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려는 목적의 사업이다. 노점상들이 자리 잡고 있던 인근 도로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이 사업의 또 다른 목적이다.

지난해 말 완공하고도 개장 못 해
바다 조망 없고 저온창고 안 갖춰
市 내년 예산에 보수공사비 책정
빨라도 내년 하반기 개장 예상

그러나 올 초 개장을 앞두고 건물에 입주할 자갈치 노점상들로부터 건물 조망권과 협소한 공간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다. 바닷가에 위치하면서도 2층 창문 수가 적고 작아 바다 조망을 전혀 누릴 수 없다는 것이었다.

신선한 수산물을 다루는 시장에 냉동저온창고 시설을 갖추지 못한 것도 지적됐다. 또한 입주 대상 상인들은 400명 이상인데, 건물의 수용 규모는 200명 정도인 점도 상인들의 불만을 더 크게 했다. 여기에 자갈치시장 인근 물양장 위에 지어진 건물의 내진 보강 공사 필요성도 대두됐다. 결국 ‘자갈치 아지매 시장’의 개장은 무기한 연기될 수 밖에 없었다.

17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자갈치 아지매 시장’ 시설 보수 공사비 19억 원을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해 시의회의 승인을 앞두고 있다. 앞서 부산시는 추경을 통해 6000만 원의 시설 보수 설계비를 확보해 현재 시설 보수 공사에 대한 설계를 진행 중이다. 부산시는 올해 중 설계를 마치고, 내년 2월 착공해 8월 중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시설 보수 공사 내용은 현재 건물 2층 창문을 확장하고, 냉동저온창고를 설치하는 것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 다른 문제로 떠올랐던 내진 보강 공사는 현재 해양수산부 주관으로 진행되고 있다. 5월부터 진행된 공사는 내달 중 마무리될 전망이다. 수용 규모가 부족한 점에 대해서는 국유지였던 인근 주차장 부지를 다른 시소유 부지와 교환해 그곳에 추가로 건물을 지어 상인들을 분산하겠다는 2단계 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부산시 관계자는 “내진 보강 공사와 시설 보수 공사까지 마무리된 후 상인들과 협의를 거쳐 내년 연말께나 200점포가 입점해 영업이 가능할 것”이라며 “수용되지 못한 상인들을 위한 2단계 사업은 2023년까지 마무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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