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청신호, 연말 ‘팬데믹-일상 회복’ 변곡점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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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엘파소의 한 의료시설 외부에 마련된 차량 냉동창고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 종사자들이 코로나19 사망자들의 시신을 영안실로 옮기고 있다. AFP연합뉴스

화이자에 이어 모더나도 개발 중인 백신의 코로나19 예방효과가 크다는 임상시험 분석 결과를 내놓으면서, 백신 접종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연내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긴급 사용을 승인받은 백신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통상 백신 개발에 5~10년이 소요되는 것과 비교해, 코로나19 백신이 1년 만에 나오는 것은 고무적인 속도다.

모더나 ‘예방효과 94.5%’ 발표
연내 2000만 접종분 미국 출하
내년 5억~10억 접종분 생산 가능
화이자에 이어 연내 승인 기대감
전 세계 12종 3상 시험 진행 중
4000원대 백신도 곧 결과 발표


■90% 이상 효과…연내 사용승인될 듯

모더나는 16일(현지시간)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mRNA-1273’의 코로나19 예방효과가 94.5%라는 3상 임상시험 중간 분석 결과를 내놨다.

모더나는 시험 참가자 3만 명 가운데 코로나19에 감염된 95명을 조사한 결과, 백신 후보물질을 접종한 참가자는 5명에 그쳤고 나머지는 가짜 약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화이자가 바이오엔테크와 함께 개발한 백신 후보물질 ‘BNT162b2’의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발표가 나오고 일주일 만에 이어진 낭보다.

발표대로라면, 두 제약사 백신 후보물질은 FDA가 요구한 ‘50% 이상의 효과’를 넉넉히 충족한다. 다만, 현재 발표된 것은 임시분석 결과다. 모더나와 화이자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시험 참가자가 각각 151명과 164명이 되면 시험 결과 최종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종분석 후에도 긴급 사용승인 신청 전에 ‘접종을 마친 참가자 절반 이상을 두 달간 관찰해 안전자료 확보’라는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모더나는 지난달 22일 모든 참가자 접종을 끝냈고 화이자는 이달 8일까지 참가자 89.5%에 접종을 완료했다. 이를 고려하면 두 제약사 백신 후보물질 긴급 사용승인 신청은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우선순위 따라 백신 순차적 보급

긴급 사용 승인권을 쥔 FDA를 관할하는 보건복지부(HHS) 앨릭스 에이자 장관은 이날 CNBC에 출연해 데이터에 근거해 승인 여부를 결정하되 최대한 빨리하겠다고 밝혔다.

제약사들은 사용승인에 대비해 백신을 축적하고 있다. 모더나는 “연내 2000만 도즈(1도즈는 1회 접종분)를 미국에서 출하하고 내년엔 전 세계에서 5억~10억 도즈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고, 화이자는 올해와 내년 생산 가능량을 각각 5000만 도즈와 13억 도즈로 내다봤다.

다만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퍼져 있다는 점에서 초기에는 각국 정부가 현장 의료진과 질병 취약층 등 접종 우선순위에 따라 백신을 보급할 가능성이 크다. 보관의 어려움도 백신 보급의 걸림돌이지만, 화이자 백신은 접종 전까지 영하 70~80도에서 보관돼야 하는 것과 달리, 모더나 백신은 영상 2~8도에서 30일간 안정적이라 독감백신처럼 가정이나 병원에서 사용하는 일반 냉장고에 넣어 둘 수 있다.

■가격 싼 아스트라제네카도 곧 발표

모더나와 화이자에 이어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도 수주 내 3상 임상시험 분석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트라제나카의 백신은 가격 때문에 특히 주목받는다.

모더나는 지난 8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백신 가격을 도즈당 32~37달러(약 3만 5000~4만 원)로 하겠다고 밝혔고, 화이자는 미 정부와 도즈당 19.5달러(약 2만 1000원)에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반면 아스트라제네카는 도즈당 3파운드(약 4300원)가 목표다.

이외에 러시아가 개발하고 세계에서 처음 사용 승인을 내린 ‘스푸트니크 V’도 있다. 러시아 당국은 스푸트니크 V의 코로나19 예방효과가 92%라고 발표했다.

중국 제약사 시노팜(중국의약그룹·CNBG)과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도 3상 임상시험 진행 중이다.

또 미국 존슨앤드존슨, 사노피-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메디카고-GSK 등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총 12종의 백신이 임상시험 최종단계인 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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