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개편 가속도 롯데, 고참 선수들 입지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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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는 시즌 후반기인 지난 10월 9명의 선수를 웨이버 공시(구단과 소속 선수의 계약이 구단의 일방적인 통보로 해지되는 일), 선수단 개편에 시동을 걸었다. 이어 롯데는 최근 2차 방출 명단을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베테랑 선수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에는 유독 고참 선수가 많다. 송승준(40), 이대호(38), 이병규(37), 고효준(37), 장원삼(37), 김대우(36)가 서른 중반을 훌쩍 넘겼거나 사십 대다.

수익 감소에 구단 몸집 줄이기
김태균·박용택·정근우 등 은퇴
롯데도 2차 방출 명단 작성 중
송승준·장원삼·고효준 ‘흐림’
ERA 팀 내 2위 김대우 ‘맑음’
이대호 재계약 유력, 금액이 문제

분위기는 좋지 않게 흘러가고 있다. KBO리그 구단들이 앞다퉈 고연봉 베테랑 선수들을 은퇴시키거나 방출하고 있어서다.

한화는 팀의 상징과 같았던 김태균(38)을 시즌 막바지에 은퇴시켰고, 안영명(36) 송광민(37) 윤규진(36) 최진행(35) 등 11명을 방출했다. 122경기에 출장해 타율 0.286, 60득점, 17도루로 괜찮은 성적을 올린 주장 이용규(35)까지 방출했다. 또 리그를 대표하는 야수였던 LG의 박용택(41), 정근우(38)도 현역에서 은퇴했고, KIA 김주찬(39), SK 채태인(38) 등 중량감 있는 베테랑 선수들도 방출 통보를 받았다.

이는 코로나19로 관중 입장 수입이 급감해 몸집 줄이기가 불가피했고,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 팀을 리빌딩하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롯데도 이런 기조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송승준과 장원삼, 고효준은 본인의 선수 생활 연장 의지와 상관없이 입지가 불안한 이유다.



지난해 연봉 5000만 원에 1년 계약한 송승준은 임시 선발과 중간 계투를 가리지 않고 22경기에 등판했지만,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2승 2패 1홀드 평균 자책점 6.20을 기록했다.

장원삼도 13경기에 등판, 3패만 기록하고 평균 자책점은 7.68까지 치솟았다. FA 계약 난항으로 늦게 합류한 고효준도 24경기에 중간 계투로 등판해 1승만 거두고 평균 자책점 5.74를 기록했다.

선발에서는 이승헌, 불펜에서는 최준용 등 영건들이 성장했고, 김진욱 등 특급 신인들이 팀에 합류한 상황이라 고참들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었다.

다만 김대우는 전망이 밝다. 김대우는 46경기에 등판해 1패를 기록했지만, 직구 구속이 여전히 150km에 육박할 정도로 구위가 좋다. 평균 자책점도 3.10으로 팀 투수 중 2위다.



타자 중에서는 이대호의 재계약이 가장 큰 관심사다. 이대호는 4년 150억 원 계약이 올해로 끝난다. 이대호는 올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2, 20홈런 110타점, 장타율 0.452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전성기에 미치지 못하지만, 아직 공격에서 그를 대체할 자원이 없다.

올 시즌 부쩍 성장한 한동희(21)가 이대호의 대를 이을 거포로 주목받고 있지만, 타율 0.278, 홈런 17개로 아직 부족한 점이 적지 않다. 게다가 롯데는 딕슨 마차도와 일찌감치 재계약을 확정해 거포형 외국인 선수 영입이 불가능하다. 금액의 문제일 뿐 이대호의 계약 연장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이유다.

이병규는 롯데와 계약 연장을 장담하기 쉽지 않다. 그는 부상에 시달리며 53경기에 나서 타율 0.274, 홈런 9, 타점 32개를 수확하는 데 그쳤다. 구단의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선수단 개편 문제와 관련해 롯데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팀 개편을 위한 물밑 움직임은 분주하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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