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변동 LCC, 가덕신공항 발판 ‘날개’ 펼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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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실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17일 김해신공항 타당성 검증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오후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계류장에 비행기들이 줄지어 서 있다. 정종회 기자 jjh@

격변기를 겪고 있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신공항 이슈’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인천공항이 대형항공사(FSC) 중심으로 운영되는 가운데 새로운 ‘허브공항’으로 추진될 가덕신공항이 ‘LCC 허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LCC 허브화로 공항 이용객 증가와 지역 관광객 유치에 성공한 일본 간사이공항이 가덕신공항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일본 간사이공항 ‘LCC 허브화’
이용객 증가 등 성공 모델 부각
에어부산·진에어 등 통합 예정
가덕신공항 재추진 사실상 확정
‘영남권 LCC 허브’ 가능성 기대

정부가 17일 김해신공항 백지화 방침을 밝히면서 가덕신공항 재추진이 사실상 분명해지는 모습이다. LCC 업계에선 신공항이 추진될 경우 국내 항공업계의 상황을 감안하면 LCC 허브공항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이미 LCC 허브를 만들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지난 16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LCC 자회사들을 통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국내 LCC 시장 재편과 지역공항을 기반으로 한 두 번째 허브(Second Hub) 구축 및 통합 후 여유 기재를 활용한 지역공항 출도착 노선 확장 등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결국 가덕신공항이 추진되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진에어의 통합회사가 가덕신공항을 근거지로 영업에 나설 전망이다. 인천공항이 FSC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장거리노선의 허브가 된 상황에서 가덕도신공항은 LCC 중심의 근거리노선 허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LCC 허브 전략은 이미 일본 간사이공항이 선택해 성공을 거둔 바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일본 간사이공항은 LCC 허브 전략으로 운항편수가 크게 늘어났다. 2012년 간사이공항의 운항편수 가운데 LCC의 비중은 약 7.5%에 불과했지만 이후 피치항공 등 LCC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면서 5년 만인 2017년에는 운항편수 가운데 LCC 비중이 34.5%로 급증했다. 간사이공항은 2017년 1월에는 LCC 전용터미널까지 만들었다.

간사이공항의 LCC 전용터미널을 이용하는 피치항공의 경우 간사이공항에서 한국 서울과 부산, 대만의 타이베이와 가오슝, 홍콩, 중국 상하이에 매일 정기편을 띄워 관광객 유치 성과를 냈다. 피치항공은 LCC 전용터미널이 개장한 2017년에 이미 승객 중 외국인 비율이 70%를 넘겼다.

국내 LCC업계도 그동안 LCC 전용 터미널을 요구해 왔다. 간사이는 물론 싱가포르, 쿠알라룸푸르 등 공항이 LCC 전용터미널을 만들어 정비점검, 급유 등을 빠른 시간에 처리할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 공항은 FSC 중심으로 운영돼 중소형 항공기를 운영하는 LCC 업체들도 점검 시간 등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었다.

FSC 중심의 인천공항은 LCC의 성장으로 큰 이익을 보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대한교통학회지에 실린 ‘인천국제공항의 저비용항공사 운영효과 분석’(2019년, 박서연, 박용화, 장월화)에 따르면 인천공항은 ‘단일 허브’라는 특징 때문에 중장거리 노선과 단거리 노선이 모두 발달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LCC의 급격한 성장으로 인천공항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논문은 “최근 LCC들에 의한 중·단거리 노선에서의 급격한 운항횟수 증가로 인해 공항 에어사이드(airside)의 혼잡 및 지연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평가됐다”면서 “공항수익 측면에서도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항공기 운항이 대부분인 LCC들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착륙료 수익에서는 기여도가 낮게 평가됐다”고 지적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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