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편 작업 들어간 LCC, 가덕신공항에서 활로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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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신호가 켜진 가덕신공항 건설이 급변하고 있는 항공산업 재편과 맞물려 돌아가는 형세이다. 주지하다시피 사실상 김해신공항 건설 계획 백지화로 동남권신공항 방향이 가덕신공항 건설로 급선회했다. 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공식화되면서 국내 항공산업의 모습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이 같은 가덕신공항이란 우리나라 제2의 허브공항 탄생과 대한·아시아나 합병에 따른 세계 7위의 초대형 국적 항공사 등장은 불가분의 관계가 될 개연성이 높다.

에어부산 중심 LCC 통합 주장 가능
항공산업 성장 부산의 꿈도 살아나

정부와 항공업계 역시 이점에 주목하고는 최적의 조합을 찾고 있다. 그중에 유력하게 떠오른 게 바로 가덕신공항의 ‘저비용항공사(LCC)의 허브화’이다. 정부는 이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LCC 자회사들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진에어를 통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역 공항을 기반으로 한 두 번째 허브 구축에 따른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를 노린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계획된 것인지, 우연인지는 몰라도 김해신공항 백지화와 국내 LCC 통합 방침의 발표 시기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앞으로 가덕신공항이 ‘LCC 허브’가 되면 기대되는 효과는 여럿이다. 우선 수도권 중심주의자들이 입만 열면 내놓는 ‘유령 공항’이란 단어를 무색하게 할 수 있다. 그들은 제2의 허브공항 건설을 반대하려 현재 수요가 거의 없는 몇몇 지방 공항의 사례를 언급하는 극단적인 논리를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날로 성장 추세인 LCC가 가덕신공항에 자리 잡으면 그러한 반대는 쑥 들어갈 수밖에 없다. 부산의 지역 정체성을 지닌 에어부산을 중심으로 LCC를 통합하자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현재의 항공산업 재편 구도상 대한항공에 흡수되는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이 아무래도 사라질 개연성이 높은 상태이다. 그렇게 되면 지역 항공사를 발판으로 항공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으려던 부산시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된다. 하지만 가덕신공항이 ‘LCC 허브’가 되면 에어부산이 가진 지역적 효과를 되살릴 기회를 다시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세계 경제의 새로운 중심으로 떠오르는 우리나라 주변 국가들의 위상을 고려하면 LCC의 중요성은 간과할 수 없다. 앞으로 이 분야의 비중이 더 커진다는 예상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다. 운항 편수 부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가 LCC의 적극적인 유치로 살아난 일본 간사이공항이 좋은 선례라고 할 수 있다. 인근에 있는 부산신항도 항공 물류 차원에서 득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통합 LCC는 가덕신공항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 가덕신공항에 있어서도 통합 LCC는 비상을 위한 마중물이 될 수 있다. 그 목표가 인천공항을 뛰어넘는 세계적인 허브 공항이 되지 말란 법이 없다. 공항 경쟁력을 갖추면 중·장거리 노선 취항은 자연히 이뤄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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