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건 못 참는 세상… 드라마도 짧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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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시장이 빠르게 변하면서 ‘드라마 문법’도 바뀌고 있다.

미니시리즈 기준 16부작으로 제작되던 드라마가 편성 전통을 깨고 다양한 길이의 콘텐츠로 만들어지는 추세다. ‘쇼트 폼’(Short form) 콘텐츠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인기를 끌면서 기성 채널들도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기존 16부작 편성 관행 깨고
‘산후조리원’ 등 8부작도 등장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tvN 월화드라마 ‘산후조리원’은 8부작으로 편성됐다. 17일 기준 5회가 넘어가며 이야기가 후반부로 향하고 있다. 17일 출발한 JTBC 화요 드라마 ‘라이브온’은 8부작, 다음 달 방송 예정인 tvN ‘루카’는 12부작을 계획하고 있다.


드라마 ‘라이브온’.  JTBC 제공


이뿐만 아니다. 내년 상반기 전파를 타는 tvN ‘나빌레라’는 12부작, OCN ‘아일랜드’는 10부작으로 제작된다. MBC ‘오! 주인님’과 ‘검은 태양’도 각각 12부작으로 시청자를 찾을 예정이다.

이런 변화는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도돼 왔다. 최근 12부작으로 방송을 마친 KBS2 드라마 ‘좀비탐정’을 비롯해 OCN ‘써치’(8부작),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12부작), JTBC ‘쌍갑포차’(12부작) 등을 통해 포맷 변주가 이뤄졌다.

그간 드라마는 미니시리즈 기준 16부작으로 제작돼 왔다. 방송 횟수는 주 2회로 보통 약 8주간 브라운관을 통해 시청자를 만났다. 기대작이나 인기 드라마를 추가 편성한 경우엔 20부작과 24부작으로 늘어난다. 방송사와 제작사는 이에 맞춰 제작비 계산을 하고 광고 판매 계획을 세워 드라마 시장을 키웠다.

하지만 대중의 콘텐츠 시청 패턴이 짧아지고 OTT 플랫폼 등장으로 선호하는 드라마 포맷이 달라지자 채널들은 ‘편성 변주’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예능 프로그램 중심으로 먼저 이뤄진 다양한 ‘쇼트 폼’ 콘텐츠들은 시청자의 영상 시청 패턴을 바꿔 드라마 시장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 등이 기존 드라마 제작 공식을 깬 건 OTT 시대에 발맞춘 매체의 유연한 대처라고도 할 수 있다.

한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대중의 콘텐츠 시청 패턴이 점차 짧아지는 추세”라며 “하나의 콘텐츠를 먼저 선보인 이후에 반응이 좋으면 시즌제로 선보이는 것도 하나의 선택 사항으로 고려되고 있다. 또 하나의 이야기를 길게 제작하는 것보다 다양한 이야기를 각기 다른 편수로 제작하면 OTT 플랫폼에 여러 번 판매할 수 있어 제작비 부분에서도 경제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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