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가덕신공항'이다] ‘가덕 특별법’ 탄력 받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9일 국회 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손명수 2차관과 대화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전재수 의원님, 야당에서도 잘하셨다고 합니다. 하하하.”

박병석 국회의장은 19일 오후 본회의 의사진행 도중 기분 좋게 한바탕 웃었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부산 북강서갑) 의원이 ‘가덕신공항의 신속 추진을 위한 법률과 재정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대한 국회 지지를 호소하는 자유발언을 한 뒤 야당 의석에서 ‘잘했다’는 응원이 흘러나오자 이를 언급하면서다. 여야가 공수처장 추천 문제 등으로 강한 대립을 보이는 가운데 여당 의원 본회의 발언에 야당 의원이 큰 소리로 지지 입장을 밝힌 것은 국회의장이 따로 ‘짚어 줄 만큼’ 이례적인 모습이었다. 가덕신공항에 대한 정치권 의지와 공감대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읽힌다.

국회 본회의서 여야 ‘공감대’ 확인
공수처 관련 극한대치와 대조
민주당, 이르면 내주 특별법 발의
부산시당도 ‘유치 특위’ 발족

전 의원은 이날 “국회가 법률적, 재정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며 “가덕신공항 예산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반영되고 행정 절차를 최대한 단축하기 위해서 특별법 제정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예산 확보와 특별법 제정에 여야가 함께할 것을 제안한다”며 “특별히 대구·경북 의원님들께 호소 드린다”고 했다.

실제 여야 모두 가덕신공항의 신속 추진에 대한 결의가 대단하다. 특히 총리실 검증위원회 발표 직후 ‘동남권 관문공항 추진을 위한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동남권신공항추진단을 구성한 민주당은 이르면 다음 주 동남권 신공항 추진을 위한 특별법을 발의한다. 특별법에는 사전·예비 타당성을 면제하고 실시설계 완성 이전에 공사를 시작할 수 있는 법률적·행정적 근거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인천국제공항을 만들 당시 특별법 추진으로 공사 기간을 단축한 사례가 있는 만큼 법리적인 쟁점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여야가 함께 하나의 법안을 만들 것으로 보였지만, 각자 제출한 뒤 상임위에서 대표법안이 탄생할 것으로 점쳐진다. 국민의힘은 당장 20일 특별법을 낸다.

민주당은 가덕신공항 추진이 ‘선거용’이라는 야당 내 일부 대구·경북지역의 문제제기에도 ‘정면돌파’를 선택한 모습이다. 오히려 “정치적 결정을 한 것은 전임 정부”라며 역공을 펼치며 신속한 추진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민주당은 2003년 동남권 신공항 논의를 시작할 때부터 일관되게 가덕도 동남권 관문 공항 건설 입장을 견지해 왔다”며 “지난 17년간 신공항 입지 선정을 위해 수요조사, 평가 작업을 반복해 왔다. 정부는 행정 낭비를 반복하지 말고 최대한 신속히 신공항 착공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했다.

희망고문을 끝내겠다며 ‘거당적 지원’을 약속한 이낙연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가덕신공항을 성급하게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는 일부의 주장에 “앞으로 절차를 밟아 나갈 것”이라며 가덕신공한 신속 추진 입장을 확고히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예산안 협의를 위해 찾아온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만난 자리에서도 가덕신공항과 관련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 가덕신공항 건립 추진에 적극적인 김 지사는 기자들에게 “(이 대표에게)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민주당 부산시당도 각계 전문가와 부산시민이 참여하는 ‘가덕신공항유치특별위원회’를 시당에 설치, 힘을 보탠다고 이날 밝혔다. 특위는 가덕신공항이 2030년 엑스포까지 시민이 원하는 방식으로 착공될 수 있도록 정책 토론회, 전문가 좌담회, 대시민 홍보활동을 진행한다. 정책 제안과 가덕도 주민 피해와 환경 관련 대책도 살펴볼 계획이다. 중앙당 국제대변인인 최지은 특위 위원장은 “가덕신공항의 신속한 추진으로 부울경에 청년이 모여들고, 경제가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해외 신공항 모범사례를 벤치마킹해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이끌 것”이라고 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