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핵심 장비 ‘스프레더’ 국산화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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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만공사가 국산 크레인 스프레더 개발을 추진한다. 지난 11일 오후 8시께 신항 5부두 223블록 장치장에서 외부 트레일러에 실린 컨테이너를 장치장 내로 옮기던 크레인의 스프레더가 추락한 모습. 부산항운노조 제공

부산항만공사(BPA)가 부산항에 투입될 핵심 장비 국산화에 발 벗고 나섰다. 장비 국산화를 통해 안전성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부산항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다.

부산항만공사는 “중소벤처기업부 사업인 ‘구매 조건부 신제품개발사업 공동 투자형 과제’에 크레인 스프레더 개발 작업이 선정됐다”고 22일 밝혔다. 스프레더는 항만 ‘크레인의 손’으로 불리며 컨테이너를 선박에 싣고 내리거나 장치장 내에서 이동할 때 네 모서리를 집는 집게 역할을 한다.

BPA, 정부와 각각 5억 원 투자
장비 전문업체 한미테크윈 총괄
수입품 비해 30% 저렴·성능 우수
크레인 케이블 릴 국산화도 착수

BPA는 정부와 함께 2년간 11억 5000만 원을 투입해 스프레더 국산화 개발사업을 진행한다. 정부와 BPA가 각각 5억 1000만 원을 투자하고 운반, 하역 장비 전문제작기업인 한미테크윈이 개발을 총괄한다.

개발사인 한미테크윈은 국산 고강도 용접구조를 적용해 스프레더 내구성을 개선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기로 했다. 또한 정비 편의성, 안전성을 높이고 출력 모터도 기존 외국산보다 빠른 동작이 가능하도록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BPA는 이번 개발이 계획대로 이뤄지면 외국산 제품과 비교해 약 30%가량 저렴하고 성능, 안전성이 우수한 국산 스프레더가 개발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국내산 제품이 개발되면 가격 절감과 함께 현재 외국에 의존하고 있는 제품 수리 부분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스프레더가 고장 날 경우 외국 정비팀이 국내에 올 때까지 시간이 걸려 원활한 항만 운영에 걸림돌이 돼 왔다.

BPA는 크레인 스프레더와 함께 하역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 항만 크레인 케이블 릴 국산화도 착수한다. 기존 항만 크레인의 이동 속도인 분당 100~130m를 2배 가량 향상해 분당 240m까지 이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케이블 릴은 크레인에 안정적인 전원공급과 통신기능을 지원하는 핵심 연결선이다. 국산제품은 가격이 해외대비 약 35% 이상 저렴해 수입대체 효과가 클 것으로 추정된다.

BPA가 이같이 항만 장비 개발에 뛰어든 데는 항만 핵심부품의 국산화 속도가 더딘 데 있다. 부산항에 있는 500여 개의 크레인 스프레더는 국산제품이 없고 케이플 릴도 국산 장비 보급률이 매우 낮은 실정이다. BPA는 지난해부터 부산항에서 운영 중인 장비와 설비들의 해외기술 도입 실태를 조사했다. 이후 부품별 시장성과 국내 기술력, 기업 수준을 분석해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 로드맵을 수립했다. 이후 개발 예산 확보를 위해 정부 공모사업에 도전했다.

남기찬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항만 관련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 개발을 확대해 1990년대 이후 저가 외국산 제품에 밀려 잠식당한 우리 항만의 장비 생태계를 부산항을 중심으로 재건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첨단 신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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