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3색 性이야기] “엄마한테 혼날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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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현 성 심리학자

“어서 뚝 그치지 못해!. 계속 울면 더 혼날 줄 알아.”

이런 종류의 말을 드라마나 책에서 접하면 예전 어릴 때 기억이 난다. 뭘 잘못했는지 기억은 못해도 어른들에게 들은 저 말 ‘뚝 그쳐!’

울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내가 그만 울고 싶어도 우는 것을 멈추려 하면 더 서럽고 눈물은 잘 멈춰지지 않는다. 그리고 어른들은 왜 우는지 물어보지는 않고 막무가내로 그쳐라고만 한다.

뉴스에 나오는 아동 관련 학대나 폭력사건, 성관련 범죄들에서 아이들은 보호자에게 자신이 힘들다는 말을 못했고 가해자들은 아이들이 말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괴롭혔던 것을 알 수 있다. 아이들은 왜 말하지 못했을까.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피해 아동들은 왜 말하지 못했느냐는 질문에 부모님께 혼날까봐 무서워서, 부모님이 속상해 하시니까 본인만 참으면 된다는 생각에 말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므로 자신에 대해 표현하는 것을 어릴 때부터 몸에 배도록 키워야 하며 부모는 자녀를 돕기 위해 존재하는 것임을 알려주자. 어려운 일은 작은 것이라도 부모에게 알리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도 알려줘야 한다.

누군가 자신을 괴롭히고 그 사실을 부모한테 말하면 가만두지 않겠다 협박하는 상황을 벗어나는 방법은 부모에게 사실을 알리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부모를 무서운 존재로만 인식하는 자녀는 부모에게 자신의 일을 알리는 것을 어려워한다.

자녀에게 권위적이지 않고 권위 있는 부모가 되려면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따끔하게 지적하되 부모가 화난 부분이 무엇인지도 알려주어야 한다. 또 맘에 들지 않은 것은 잘못된 행동이지, 자녀가 미워서가 아니라는 말도 해주어야 한다. 잘못한 행동에 화가 난 것은 사실이지만, 사랑하는 마음이 변한 건 아니라는 걸, 어떤 경우에도 부모는 자녀의 편이라는 것을 정확히 이해시켜야 한다.

단순히 누가 괴롭혔을 때의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것을 가르쳐줘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설명할 줄 알고 불편했던 감정의 지점과 속상함 등을 표현할 수 있는 환경에서 성장하면 성인이 되어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때, 부당한 상황에서 좀 더 적절한 대응이 가능해진다. 억울한 감정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혼나기만 하는 상황은 감정을 억누르도록 만들고 감정적인 대응을 하게 되어 문제의 본질을 흐리게 한다.

어느 경우에도 자신의 의사를 정확히 밝히는 당당한 자녀의 모습을 원한다면 혼낼 때 아이의 감정도 들어주고 표현할 수 있도록 해주자. 그리고 절대 변하지 않을 같은 편임을 꼭 알려주며 키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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