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 맞춤형 교육으로 제2 인생설계 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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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 부산경상대 총장

“학령인구 감소 시기, 대학이 살려면 학령기 학생만이 대학에 진학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앞으로 평생 직업과 직장이란 없습니다. 100세 시대를 앞두고 제2의 인생을 설계하려는 중장년층과 배움의 기회를 놓친 이들, 경력이 단절된 여성 등 잠재수요층에 걸맞은 교육을 대학이 펼쳐 나가야 합니다.”

3월 취임해 부산경상대를 이끄는 이재민 총장은 “실제로 부산경상대 재학생 중 만학도 성인 비율이 30% 정도로 국내 전문대학 중 최고 수준”이라면서 “다른 대학들은 학령기 학생들이 중심이 된 총학생회만을 운영해 성인 학생들이 아웃사이더가 되기 쉬운데, 부산경상대는 성인 학생회를 별도로 발족시켜 주도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돕고 있다”고 말했다.

성인 학생회 발족 교내 생활 배려
사회적 추세 따라서 과감한 투자
반려동물·스마트팜과 신설 ‘히트’

부산경상대는 지난달 마감한 2021학년도 수시1차 모집에서 반려동물보건과와 스마트팜도시농업과가 ‘히트’를 치기도 했다. “주변에서는 이 두 과를 두고 신의 한 수였다고 얘기합니다. 실제로 이 두 과가 학교 이름을 전국적으로 알리는 데 많은 기여를 했죠. 우수한 학생도 많이 왔고요.” 하지만 이처럼 신설학과가 폭발적 인기를 얻기까지는 지역 사회 전반의 추세와 흐름을 재빠르게 파악하고 과감한 선택과 투자를 한 ‘배경’이 있었다고 했다.

“부산경상대 법인 화신학원이 반려동물 보육인구 1000만 시대를 맞아 반려동물교육문화센터를 건립했고 부산시 제1호 ‘교육이 있는 반려견 놀이터’가 됐어요. 또 농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부산 도심에서 싱싱한 농작물을 이른 시일 내에 다량으로 재배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팜이 확대돼야겠다고 생각해 스마트팜도시농업과를 신설했고요.”

이 두 학과를 벤치마킹하려는 전국의 고교와 대학의 신청이 줄을 잇고 있다고 했다. 전문대뿐 아니라 4년제에서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이번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매년 1~2개의 트렌드 학과를 신설하고, 성공적 육성을 위해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TF팀이 주축이 되는 교육혁신원도 계속 운영해나간다는 게 대학의 목표다.

“코로나로 다른 대학들은 수업을 진행하며 어려움이 많았다고 하는데, 우리 대학은 4년제 사이버대학인 화신사이버대학교가 같은 법인에 속해 있어서 노하우를 공유하며 온라인 교육에서 신속한 대처가 가능했어요.” 두 대학은 상호 학점인정과 콘텐츠 공동제작 등으로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앞으로도 공동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부산경상대는 한때 교수 연봉제 적용 갈등 등으로 내홍을 겪기도 했지만, 최근 교수들과 함께 비전선포식을 진행하는 등 결의를 다졌다고 했다.

광주 출신인 이 총장은 1970년 고등학교 졸업 직후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교육행정직 공무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교육부로 발탁, 또 국무총리실로 발탁돼 국무총리실에서 1989년부터 2001년까지 오랜 시간을 보냈다. 이후 광주시교육청과 교육부 등을 거친 뒤 한양대 교수, 순천향대 교수로 재직했다. 2017년 10월부터 동원과학기술대에서 특임교수로 재직해 온 그는 올 3월 부산경상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영어로 교육하다, 즉 educate는 라틴어에서 밖으로라는 뜻의 e와 이끌어낸다는 뜻의 ducare가 합쳐진 말이라고 합니다. 타고난 소질과 잠재력을 밖으로 이끌어내 주는 게 교육입니다. 사람마다 가진 재능이 다 다르고 개발되는 시기도 다 다릅니다. 우리 학생들에게는 본인이 흥미 있고 소질이 있다 생각하는 쪽으로 몰두하게 해주고, 자신감을 북돋워 주려 합니다. 그게 부산경상대만의 따뜻한 교육, 맞춤형 교육입니다.”

이현정 기자 ed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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