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공항복합도시 최적지 가덕도, 국가 백년대계 초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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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희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검증위원회는 11개월간의 논의 끝에 지난 17일 김해신공항 추진은 근본적으로 검토가 필요하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실상의 백지화다. 갑론을박이 있겠으나 필자는 만시지탄이지만 사필귀정이라고 생각한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검토 당시에도 지역이기주의와 정치논리를 배제했다면 가덕도가 가장 안전하고 관문공항에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을 것이라 확신한다. 또한 대구·경북 지역에서 이번 결론에 강력하게 반발하는 것도 역설적으로 가덕도 관문공항이 경쟁력이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재고의 가치가 없다고 본다. 안전성, 미래 확장성, 24시간 운영, 소음, 주변지역 연계 개발 등을 염두에 둔다면 가덕도보다 더 나은 동남권 관문공항 입지는 없다.

미래 공항은 더 이상 비행기만 뜨고 내리는 거대한 장치산업이 아니다. 동남권 메가시티 건설의 주축이 되고 여객과 화물과 정보를 아우르는 첨단 인프라를 구축해 백년을 내다보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어야 한다.

미래 공항은 새로운 성장 동력
가덕 일대 경제자유구역 지정해
물류·관광·첨단 산업 유치 필요
지역이기주의·정치논리 배제
특별법 도입해 신속 추진 기대

우선 미래 확장에 대비해 예산과 시간이 더 들어가더라도 충분한 부지를 확보해야 한다. 활주로도 백 년을 생각하고 1단계, 2단계, 3단계까지 확장이 가능하도록 미리 확보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제대로 된 세계 최고 수준의 공항복합도시를 건설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해 대한민국의 다음 백 년을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항 주변 지역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 국제적 물류단지와 첨단 산업단지를 유치해야 한다. 또 세계적 수준의 호텔, 백화점, 컨벤션, 위락시설, K팝 전용 공연장 등을 만들어 싱가포르의 센토사, 라스베이거스, 도쿄 디즈니랜드를 뛰어넘는 새로운 개념의 세계적 공항복합도시를 건설해야 한다. 물론 막대한 국내외 자본을 유치하고 법적·제도적 보완을 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동남권이 동북아의 요충이 되고 제2의 수도권이 되려면 꼭 그렇게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가덕도가 최적의 입지다.

김해신공항이나 가덕도 관문공항 논의에서 모두가 간과하는 것 중 하나가 항공화물육성의 중요성이다. 명색이 철도와 항만과 항공을 연계하는 국제적 복합물류 클러스터를 주장하고 있지만 현재 김해공항의 항공물류는 전무한 상태다. 앞으로도 부울경 지역 산업 고도화와 첨단화 노력이 없다면 신공항의 항공화물 성장 가능성도 없다.

가덕도 관문공항 건설에 발맞춰서 정부와 지자체와 경제계가 합심해 부울경 지역에 국내외 우수기업을 유치하고 첨단산업으로 고도화하는 중장기계획을 작심하고 추진해야 한다. 이를 통해 낙후된 지역 산업을 업그레이드하고 항공화물을 육성하고 발전시켜 홍콩과 싱가포르를 능가하는 국제적 복합물류 클러스터를 만들어 새로운 국부를 창출하도록 지금부터라도 노력해야 한다.

다음은 가덕도 관문공항을 기점으로 자연친화적인 관광 인프라를 구축해 경주, 한려수도, 남해안, 여수 그리고 지리산 둘레길까지 이어지는 천혜의 자연경관지역을 제주도를 능가하는 세계적인 관광벨트로 육성해야 한다. 이를 통해 골목상권까지 고용을 창출하고 막대한 관광 국부를 창출할 수 있다. 더불어 가덕도에 마리나 포트를 건설해 세계적 해상관광 루트와 연계해 발전시킬 수 있다.

면세점 또한 지금의 인천공항 면세점을 벤치마킹해 편의성과 구색을 높이고 터미널 내부에서 K컬처를 접목한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면 면세점 세일 기간마다 폭발적인 관광객 수요가 몰려들 것이다. 이들이 면세점 쇼핑뿐 아니라 공항복합도시의 위락시설과 K팝 공연 관람에 매혹되고 더 나아가 경주, 한려수도 등으로 관광을 떠날 수 있는 그런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조건으로 가덕도 관문공항이 건설돼 운영된다면 개항 후 10년 이내에 흑자 경영이 가능할 것이다. 대한민국 백년대계와 더불어 지속가능한 신성장동력 창출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는 가덕도에 제대로 된 세계적 수준의 관문공항과 공항복합도시가 반드시 건설돼야 한다.

우리 후손들의 미래가 달려 있다. 판을 바꾸는 역사적 대사업이 원만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민적 지혜와 성원을 모아야 한다. 더 이상 좌고우면하지 않고 정부가 역사적 결단을 내려 특별법 도입으로 신속하게 추진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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