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시그니엘 추락 사고, 현수막 업체·호텔 책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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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 롯데 시그니엘 호텔 연회장에서 현수막 설치 작업 중 추락해 숨진 작업자(부산일보 11월 13일 자 8면 등 보도)를 수사한 경찰이 현수막 업체와 호텔 측에 사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23일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과실치사 혐의로 현수막 업체 직원 A 씨와 대표 B 씨, 롯데 시그니엘 호텔 직원 C 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업체·호텔 직원 3명 ‘기소 의견’
“작업 동료,리프트 임의로 작동”
“호텔, 장비 주의사항 설명 안 해”

경찰은 지난달 30일 해당 호텔 연회장에서 대형 현수막을 설치하다가 리프트에서 떨어져 숨진 D(39) 씨와 함께 있었던 작업자 A 씨에게도 사고 책임이 있다고 봤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A 씨는 D 씨가 6m 높이의 리프트에 탑승해 현수막 설치 작업을 하던 상황에서 리프트를 임의로 작동했다. 안전 지지대가 설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리프트가 움직이면서 D 씨는 바닥으로 추락해 뇌사상태에 빠졌다. 현수막 업체 대표 B 씨는 소속 작업자들의 안전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호텔 측이 리프트 장비를 제공하면서도 리프트 작동 주의사항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호텔 측에도 책임이 있다고 판단해 호텔 직원 C 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에 송치된 3명 모두 사고 책임을 시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호텔 측은 당시 연회장 행사를 계획한 업체 측이 현수막 설치 위치를 갑자기 바꾸면서 작업 착오로 사고가 발생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나, 경찰은 사고 책임과는 직접 연관 짓지 않았다. 고용노동부 부산동부지청은 경찰 수사와는 별개로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사건을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한편 D 씨는 병원 치료를 받던 중 지난 12일 끝내 숨졌다. 유족 측은 D 씨가 뇌사판정을 받은 뒤 장기기증을 결정했고, D 씨는 심장과 좌우 신장을 3명에게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곽진석 기자 kw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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