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무더기 확진자 발생… ‘n차 감염’ 고리 차단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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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요양병원에서 하루 확진자 55명이 나온 이후 지역사회 감염이 하루 한자릿수를 유지해 온 부산에서 24일 18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해 3차 대유행 공포에 휩싸였다. 특히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는 한 음악실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나왔다는 사실은 감염이 일상화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어제까지 이 음악실 관련 ‘n차 감염’은 총 19명에 달한다. 이 밖에도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첫 확진자가 나왔고 동래구의 한 초등학교 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거리 두기 2단계로 격상한 수도권에 비해 그동안 부산 지역은 상대적으로 경계심이 느슨한 상황이었다. 수도권을 시작으로 전국에 퍼지고 있는 감염병 확산세가 그만큼 심각해졌다는 뜻인데, n차 감염의 지역 확산 고리를 끊는 것이 급선무다.

일상생활 속 감염 확산 3차 대유행 공포
거리 두기 1.5단계 맞춰 방역 준수 절실

무더기 확진자가 나온 음악실의 경우 감염에 취약한 시설임이 드러나 경각심을 요한다. 장구·색소폰 같은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연습하려는 강습생이 몰리는 데다 건물 지하라는 위치적 특성상 환기가 어려운 점이 감염 확산을 부추겼음을 알 수 있다. 일부 강습생은 장구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울산을 방문한 것으로 드러나 추가 확진자 발생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이 참에 부산 지역 동호회 연습실이나 교습소, 학원 등에 대한 전반적인 특별 점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63층 높이의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확진자가 처음으로 발생한 점도 예사롭지 않다. 금융 공기업 등이 입주한 이 건물에는 4000명이 넘는 인원이 상주해 근무 중이다. 확진자가 발생한 기관뿐만 아니라 다른 입주 기관에 대한 방역 점검 강화가 필요해 보인다. 확진자가 인근 마트와 커피숍 등을 다닌 것으로 파악된 만큼 건물이 있는 문현금융단지 전체에 대한 방역 점검도 요구된다. 문현금융단지의 하루 유동 인구가 3만 명에 달한다고 하는데, 대규모 확산의 고리가 되지 않으려면 선제적인 차단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최근 일주일 동안 부산의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6.3명으로, 1.5단계 격상 수도권 기준(100명)이나 부산시 자체 기준(15명)에 훨씬 못 미친다. 그렇지만 부산시가 오늘부터 거리 두기 1.5단계에 준하는 방역 강화에 선제적으로 나선 것은 불가피하지만 적절한 조치다. 최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댐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와르르 무너진다”는 표현을 쓰면서 지역사회의 기하급수적 감염 확산을 우려했다. 지자체와 보건 당국의 총력 대응에 맞춰 시민들도 개인의 일상을 통제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가족이나 지인, 직장을 통한 일상생활 속 감염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에 연말 모임 같은 외부 활동은 가급적 자제하거나 비접촉 방식으로 전환하고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 나가야 한다. 우리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것 말고는 달리 방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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