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보다 일 더 하는 고졸, 임금은 고작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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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고졸과 대졸 근로자의 임금과 노동 환경 차이는 어느 정도일까.

통계청 데이터를 보면, 지난해 기준 국내 근로자 수는 1084만 6459명이다. 대졸 이상 근로자가 471만 9690명(43.5%)으로 가장 많지만, 고졸 근로자도 403만 9975명(37.2%)에 이르러 규모가 만만치 않다. 하지만 임금면에서는 격차가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해 대졸 이상 근로자의 월 평균 임금은 457만 1000원이었지만, 고졸은 299만 1000원에 그쳤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고졸 근로자의 월 평균 임금을 봐도 대졸 이상의 60~65% 수준에 그쳤다. 고졸인 여성 근로자의 경우 이보다 격차가 더 벌어진다. 지난해 여성 고졸자는 한 달 평균 233만 3000원을 손에 쥐었다.

고졸·대졸 임금 차 월 158만 원
노동시간은 10시간 이상 길어
비정상적인 ‘학력 인플레’ 초래



노동시간은 이와 정반대다. 지난해 대졸 이상 근로자는 한 달에 158.9시간을 일했지만, 고졸 근로자 노동시간은 168.8시간이었다. 학력에 관계 없이 해를 거듭할수록 노동시간이 줄어드는 추세지만, 고졸자의 노동시간이 대졸 이상보다 적게는 10시간, 많게는 14시간가량 길었다. 고졸자는 대졸 이상 근로자보다 적게 벌면서도 장시간 노동에 내몰리는 현실을 드러낸 셈이다.

사정이 이러니 한국에선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특이한 현상이 나타난다. 지난해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25~34세 국민 중 44.9%가 대학 이상의 고등교육을 받았고, 55~64세의 연령대에선 28.4%가 고등교육을 받았다. 그런데 한국에선 청년 세대인 25~34세의 69.8%, 부모 세대 55~64세의 24.4%가 고등교육을 이수했다.

청년들은 OECD 평균보다 24.9%포인트(P)나 높은 ‘고학력’으로 OECD 국가 중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지만 부모 세대는 OECD 평균보다 4%P 낮았다. 저학력으로 사회에서 온갖 차별을 받은 부모 세대가 ‘고생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 청년 세대의 대학 진학률을 비정상적으로 높였다고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독일의 경우 청년 33.3%·부모 26.9%로 두 세대 모두 대학 이상의 교육을 받은 비율이 현저히 낮아 한국의 ‘학력 인플레’ 상황과 정반대의 모습을 보인다. 황석하·박세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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