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출장 남편 위해 콘돔 챙겨 줘야” 사립대 교수 징계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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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수업 중 ‘남편이 해외 출장 때 아내가 콘돔을 챙겨줘야 한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은 부산의 한 사립대 교수에 대해 해당 대학이 징계 절차에 들어갔다.

25일 부산 사하구 A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소속 B 교수는 지난달 26일 온라인 수업 중 “남자들은 직장 생활하면서 외국 출장을 가면 접대를 받거나 매춘부와 관계를 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이어 3분여 동안 “우리 여학생들도 이제 성인이 되었으니 결혼해서 남편이 해외 출장을 간다고 하면 반드시 콘돔을 챙겨 주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면서 “남편이 접대를 거절하지 못할 상황이 발생할 때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해주는 지혜로운 아내가 돼야 한다”고 발언했다.

성 감수성이 떨어지는 교수의 말에 학생들은 크게 반발했다. 해당 수업은 전공 선택 과목으로, 수강생은 55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수강생은 “마치 남성이 성매매하는 것은 당연하고, 이걸 이해하는 여성이 ‘지혜롭다’고 표현한 것에 수치심을 느꼈다”고 분노했다. 총학생회는 사실 확인을 거친 뒤 대학 측에 적절한 조치를 요구할 예정이다. A대학 총학생회장은 “B교수가 실제로 수업 중 해당 발언을 한 사실이 확인되면, 학교에 징계를 요청하는 등 학생회 차원의 조치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학교는 B교수가 수업 당시 해당 발언을 한 사실을 확인하고 징계 등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A대학 관계자는 “해당 수업은 사전에 녹화해 온라인으로 공개됐기 때문에 B교수의 발언 사실을 확인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면서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며 내부 규정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징계나 처벌 수위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B 교수는 “수업 중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해 학생들에게 불쾌감을 준 것에 깊이 사과한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지난 24일 학과 게시판에 게재했다. 그는 “성매매와 성접대를 정당화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성병 관련 수업을 하면서 이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피임기구를 써야 한다고 설명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하면서 “앞으로 수업 중 불필요한 언급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상배·박혜랑 기자 sang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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