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투톱’ 거취에 내년 보궐선거 판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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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과 가덕신공항 관련 면담을 하는 변성완(왼쪽 사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지난 7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한 행사장을 찾은 박성훈 부산시 경제부시장. 김종호 기자 kimjh@

부산시 변성완 시장권한대행과 박성훈 경제부시장.

두 사람은 4개월 정도 남은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다크호스’로 꼽힌다.

비록 10명이 넘는 여야 후보가 내년 4·7 부산시장 보선을 향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두 사람의 거취에 따라 선거판도가 달라지게 된다.

변성완 시장권한대행
가덕신공항 특별법 통과가 관건
민주당 내부서도 “유력한 후보”

특히 기존 후보 대부분이 정치인 출신인 반면 부산시 ‘투 톱’인 변 대행과 박 부시장은 정통 관료이면서도 중앙무대에 폭넓은 인맥을 구축하고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변 대행이 가덕신공항 건설을 주도하고, 박 부시장이 부산시 국비확보에 굵직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도 행정과 정치를 두루 경험한 두 사람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는 평가다. 두 사람은 아직까지 출마 여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표명을 유보하고 있다.

변 대행은 가덕신공항 조기 건설에 올인하고 있다. 그는 “이제 속도가 관건”이라며 “가덕신공항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변 대행은 정부와 국회, 부산지역 여론주도층 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이 말을 되풀이한다. 단순히 김해신공항을 백지화시킨 데 안주하지 않고, 특별법을 만들어 신공항 부지를 아예 가덕도로 못 박겠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부산·울산·경남(PK)지역 여야 의원들과 광범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이낙연 대표와 한정애 정책위의장 등 더불어민주당과도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가덕신공항 특별법이 연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변 대행이 유력한 부산시장 후보로 급부상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민주당 모 의원은 25일 “변 대행은 여전히 살아 있는 우리 당 부산시장 카드”라며 “가덕신공항 특별법이 1차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성훈 경제부시장
국비 확보 성과 거둔 경제전문가
여야 모두 “마지막 기대주” 평가

이와 달리 40대인 박 부시장은 ‘젊은 경제 전문가’가 장점이다. 그는 기획재정부와 청와대, 국회 등 중앙무대에서 경제 관련 업무를 담당한 뒤 부산시에 내려와 ‘경제 사령탑’을 맡고 있다. 박 부시장은 국회 예산결산위 정성호 위원장을 비롯한 여야 의원과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을 만나 부산시 국비 확보의 당위성을 논리적으로 설명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내년도 부산시 국비 목표액(7조 5000억 원 이상)에 근접해 있는 것도 박 부시장의 역할이란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부산시 국비 확보에 여야가 없다”는 논리로 접근한 게 상당한 성과를 거둔 요인이다.

박 부시장은 내년 부산시장 보선 출마 여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지만 “부산시를 획기적으로 바꾸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 한마디로 “기회가 되면 부산시장을 해 보고 싶다”는 의미다. 다만 내년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하더라도 어느 정당 소속으로 나설지 뚜렷하게 밝히지 않는다. 그가 여야 모두 ‘마지막 기대주’로 꼽히는 이유다.

그러나 두 사람이 ‘350만 부산시민의 수장’ 자리를 꿰차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당장 당내 경선에서 통과해야 한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전략공천’ 없이 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시장으로서의 자격은 충분하지만 대중성이 약해 아무리 가산점을 부여한다고 해도 인지도가 높고 조직 장악력이 뛰어난 정치인 출신 후보들을 이기긴 쉽지 않다.

더욱이 당내 경선에서 이긴다고 해도 본선에서 승리한다는 보장이 없다. 두 사람이 어느 정당을 택할지는 불투명하지만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PK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지 않다. 개인의 정치력으로 1차(경선)~2차(보선) 관문을 차례로 통과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부산시민들이 행정 경험과 정치력이 뛰어난 두 사람을 요구할 경우 여론에 민감한 정치권이 이를 외면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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