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 대한 성폭력·물리적 폭력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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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성 폭력 추방의 날’인 25일(현지시간)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여성단체 ‘라스 떼시스(Las Tesis)’ 소속 회원들이 여성을 상대로 한 폭력에 반대하는 행위극을 펼치고 있다. AP연합뉴스

유엔이 정한 세계 여성 폭력 추방의 날인 25일(현지 시간) 유럽 각국에서는 여성 인권 존중을 촉구하는 집회와 묵념이 잇따랐다.

로이터 통신은 터키의 수도 이스탄불에서 수백명이 모여 여성에 대한 성적·물리적 폭력 중단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시위에 참여한 한 여성은 “이 나라에서 거의 매일 여성이 살해되지만, 가해자는 버젓이 거리를 활보한다”고 말했다.

25일 여성 폭력 추방의 날 맞아
유럽서 시위·묵념 행사 잇따라

이탈리아에서는 국회 앞에 여성들이 모여 남편이나 남자친구 등에 의해 여성이 살해되는 ‘페미사이드(Femicide)’ 중단을 촉구했다. 페미사이드는 여성(Female)과 살인(Homicide)의 합성어로, 여성이라는 이유로 남성에게 살해되는 것을 통칭하는 용어다.

이들은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으로 가정 폭력 역시 증가한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ANSA 통신 등 현지 언론이 공개한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올 1월부터 10월 말까지 집계된 페미사이드 건수는 91건에 달했다. 가족 구성원에 의해 살해당한 여성 수가 81명으로 가장 많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봉쇄령으로 재택근무가 일반화된 3∼6월 사이 희생된 여성 26명 가운데 21명은 동거하는 가족 구성원이 가해자였다.

스페인은 이날 페미사이드 피해자들을 위해 1분간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팟캐스트에서 “통계적으로 독일 여성은 45분마다 현재 또는 이전 파트너로부터 공격을 받는다”고 말했다.

유엔도 성명을 통해 코로나19로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폭력, 특히 가정폭력이 심화했다고 밝혔다. 품질레 음람보응쿠카 유엔여성기구 대표는 “여성에 대한 폭력 또한 팬데믹(대유행) 상황”이라며 “이에 대한 국제적인 대응과 실행 가능한 규약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트위터를 통해 “더 좋은 세상을 원한다면, 전쟁의 안마당이 아닌 평화의 집을 원한다면 우리 모두는 여성 개개인의 존엄을 위해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며 여성 인권을 강조했다.

세계 여성 폭력 추방의 날은 도미니카공화국 군부 독재에 항거하던 세 자매가 1960년 11월 25일 독재자 라파엘 트루히요에 의해 살해당한 일에 기원을 두고 있다. 1999년 유엔이 공식 기념일로 제정했다. 윤여진 기자·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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