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원한 영웅 최동원 , 당신께 우승트로피를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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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김택진 구단주가 26일 오후 한국 야구의 큰 별인 롯데 자이언츠 출신 고 최동원 선수가 영면 중인 경기도 고양시 일산 청아공원을 찾아 고인에게 한국시리즈 우승트로피를 바치고 헌화했다. 최동원기념사업회 제공

“저의 영웅이신 최동원 선배님, 너무 감사합니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김택진 구단주가 26일 오후 3시 한국 야구의 큰 별인 롯데 자이언츠 출신 고 최동원 선수를 찾았다. 창단 9년만에 기적같은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일궈낸 이후 첫 행보이다.

김 구단주는 이날 최동원 선수의 유골함을 보관중인 경기도 고양시 일산 청아공원을 찾았다. 언론에 알리지 않고 비공개로 이곳을 찾은 김 구단주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 착잡한 표정으로 고인을 만났다. NC다이노스 유니폼 상의와 모자에 흰색 마스크를 낀 그는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고인이 영면한 자리 앞에 올렸다. 이어 꽃도 함께 바쳤다.

KS 우승 NC 김택진 구단주
첫 행보로 일산 납골당 방문
모친이 전한 편지 직접 낭독
“1984년 환호하던 기억 생생”

감격적인 첫 우승을 일군 김 구단주가 최동원 선수의 유골이 안치된 납골당을 서둘러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평소 최동원 선수를 자신의 영웅이라고 밝혔다. 이날도 김 구단주는 “우승트로피를 최동원 영웅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방문 이유를 최동원기념사업회 관계자에게 전했다. 이어 그는 “어릴때 최동원 광팬이었고, 특히 1984년 롯데가 우승할 때 그 우승 트로피 번쩍들어 올리며 환호하는 최동원 영웅을 지금도 생생이 기억하고 있다”며 “언젠가 꼭 우승트로피를 최동원 영웅과 함께 들고 싶었다”는 아쉬운 소회를 조심스럽게 전하기도 했다.

이날의 행보에 앞서 김 구단주는 2011년 9월 14일 최동원 선수가 세상을 떠나자 빈소를 직접 찾기도 했다. 당시 신생구단 NC다이노스를 창단한 김 구단주는 김경문 초대 감독과 빈소를 찾아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당시 그는 할 말이 없다며 고개를 숙이는 숙연한 모습을 보여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어 고인의 빈소를 나서면서 김 구단주는 “저의 영원한 영웅입니다”며 “영원히 사랑하겠습니다”는 말을 남겨 고인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구단주는 헌화에 이어 최동원 선수의 어머니인 김정자 여사가 자신에게 전한 편지를 직접 낭독했다. 김정자 여사는 최동원 선수를 찾은 김 구단주에게 감사하는 의미에서 미리 편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편지에는 ‘구단주님 안녕하세요. 동원이 엄마입니다. 먼저 창단 9년만에 NC구단이 정규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첫우승을 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너무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NC의 우승 소식을 전할려고 이렇게 찾아 올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언젠가 동원이 곁으로 가게 되면 NC 김택진 구단주님께서 오셨다고 꼭꼭 전하겠습니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구단주는 지난 24일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자 “오늘 만화 같은 일이 벌어졌다. KBO리그에서 9번째로 출발한 우리 구단이 창단 9년 만에 우승을 이뤄냈다. 우승의 날을 만들어 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는 감격적인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1980년대 프로야구를 풍미했던 ‘불세출의 투수’ 최동원 선수는 대장암 진단 이후 병세가 악화돼 2011년 향년 5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경남고와 연세대를 거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서 활약한 최동원은 한국야구 100년사에서 최고의 투수로 평가받고 있다. 천영철 기자 cy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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