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전설 속으로 떠난 ‘축구의 신’ 마라도나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이탈리아 나폴리 시민들이 25일(현지시간) 건물 외벽에 그려진 디에고 마라도나의 대형 초상화 앞에 조명을 밝히고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1984년부터 1991년까지 이탈리아 프로축구리그 세리에A 소속 나폴리 구단에서 활약한 마라도나는 만년 약체팀을 유럽 최정상팀으로 끌어올린 ‘나폴리의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AP연합뉴스연합뉴스

아르헨티나 출신의 전설적인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26일(한국시간)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향년 60세.

아르헨티나 언론들은 마라도나가 이날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 티그레의 자택에서 숨졌다고 전했다. 사인은 심장마비로 알려졌다.

마라도나는 지난 3일 뇌 경막 아래 피가 고이는 경막하혈종으로 뇌 수술을 한 후 지난 11일 퇴원해 자택에서 회복하는 중이었다. 현지 언론들은 이날 9대의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했으나 마라도나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60세로 별세 사인은 심장마비
“가장 위대한 축구 선수 중 한 명”
1986 월드컵 때 ‘신의 손’ 논란
전 세계 축구계·팬 깊은 애도

등번호 10번의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 축구 전설이자 영웅이다. 작지만 단단한 몸에 화려한 드리블, 위력적인 왼발 킥 등을 주무기로 그라운드를 평정했다. 브라질의 펠레와 더불어 아르헨티나를 넘어 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축구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960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주에서 태어나 1976년 아르헨티노스 주니어스에서 프로에 데뷔했으며, 아르헨티나 보카 주니어스, 스페인의 FC바르셀로나, 이탈리아 나폴리 등을 거쳤다. 일찌감치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A매치 91경기에 출전해 34골을 넣었다.

특히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며 일약 국민영웅이 됐다. 당시 마라도나는 월드컵 MVP로도 선정됐다.

은퇴 후에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지휘하기도 했다. 이후 아르헨티나와 중동, 멕시코 등에서 프로팀을 이끌었고 지난해부터 아르헨티나의 힘나시아 라플라타의 사령탑을 맡았다.

그는 ‘논란 제조기’이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은 ‘신의 손’ 논란이다. 1986년 월드컵 당시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의 4강전에서 마라도나의 손을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간 공이 그대로 골로 인정된 후 마라도나는 “내 머리와 ‘신의 손’이 함께 만들어낸 골”이라고 말했다. 이후 마라도나는 당시 의도적으로 손을 뻗었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악동’으로 불렸던 마라도나는 약물 스캔들로 연이어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국민 영웅’ 마라도나를 잃은 아르헨티나는 깊은 슬픔 속에 빠졌다. 60세의 많지 않은 나이에 최근까지 현역 감독으로 활약해 온 데다, 이달 초 뇌 수술도 성공적으로 마친 것으로 알려졌기에 충격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아르헨티나 대통령실은 성명을 통해 사망 이후 3일간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 기간 마라도나의 시신은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대통령궁 카사로사다에 안치될 예정이다.

전 세계 축구계도 슬픔에 잠겼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는 트위터에 “전설이여 안녕”이라고 작별을 전했다. 마라도나와 더불어 전 세계 가장 위대한 축구선수로 꼽혀온 브라질의 펠레도 “친구를 잃게 돼 슬프다”며 유족을 위로했다. 지난달 80세 생일을 맞은 펠레는 “분명히 언젠가 하늘에서 우리가 함께 공을 찰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