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역사 공원화, 팔각정 벽면 제거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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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해운대역사 부지에 있는 팔각정의 지붕과 기둥을 보존한 상태로 공원을 조성하는 방안이 부산시 심의를 통과했다. 팔각정 양옆 부속 건물은 철거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지만, 개방감을 높일 팔각정 벽면 제거는 안전성을 검증해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부산 해운대구청은 ‘옛 해운대역사 부지 공원 조성 계획안’이 지난 19일 부산시 도시공원위원회에서 조건부 의결로 심의를 통과했다고 26일 밝혔다. 사업 시행 단계에서 ‘팔각정 구조적 안전성 검토’, ‘건축물 역사적 상징성 확보’, ‘도시철도 엘리베이터 이전 가능 여부’ 등에 대해 도시공원위원회 자문을 거쳐야 하는 조건이다.

구청, 벽면 뚫어 공원 조성 건의
양옆 부속건물은 철거하기로
안전진단검사 검증 통과 과제로

앞서 해운대구청은 팔각정 기둥과 지붕만 남기고, 팔각정 벽면과 부속 건물 2곳을 철거해 공원을 조성하는 안을 도시공원위원회에 상정했다. 4631㎡ 넓이의 역 광장 개방감을 극대화하고, 해리단길과 구남로 간의 연결성을 높일 공원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다.

부산시는 심의에서 팔각정 양옆 부속 건물 철거에는 문제가 없지만, 팔각정 벽면 제거는 안전진단 검사를 통과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병익 부산시 공원운영과 공원조성팀장은 “팔각정이 하중을 받는 구조물이라 지붕과 기둥만 남기려면 안전성을 검증해야 한다”며 “안전이 보장된다는 전제로 벽면을 뚫는 게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정표 등 옛 해운대역사의 흔적을 남길 방안과 해운대역 광장에 설치된 도시철도 엘리베이터 이전 가능 여부도 검토하라고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해운대구청은 조건부 승인을 받은 만큼 조속히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해운대구청 늘푸른과 정소희 공원팀장은 “팔각정 양쪽 부속 건물을 철거하면 해리단길과 구남로 통행이 나아질 것”이라며 “구조적으로 안전하다면 팔각정을 정자 형태의 개방식 건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청은 옛 해운대역사 부지를 축제, 공연, 전시 등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사업 주체인 부산시 물류정책과에 토지 보상 등에 대한 의견을 건의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말부터 팔각정을 포함한 옛 해운대역사 일대의 개발을 둘러싸고 각종 갈등이 이어졌다.

이우영 기자 ver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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