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장 여야 후보들, 승부처는 ‘아킬레스건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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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정치적 결함을 극복하는 후보가 내년 4·7 부산시장 보선의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왼쪽부터 서병수·이언주·이진복·유재중·박형준·김영춘·김해영·박인영·변성완·박성훈. 부산일보DB

“아킬레스건을 극복하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130일 앞둔 여야 후보들에게 내려진 특명이다.

10명이 넘는 여야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들은 저마다 1개 이상의 단점을 갖고 있다. 특히 일부 유력 후보는 당내 경선 통과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치명적인 약점이 발견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자신의 결함을 원만하게 극복하는 후보가 내년 4·7 부산시장 보선의 최종승자가 될 전망이다.

서병수, 의원직 중도사퇴 약점
이언주,‘외지인’ 이미지 강해
김영춘, ‘라임 굴레’ 1차 과제
당내 경선·본선 판도에 영향
후보들 1개 이상의 단점 지녀


우선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부산시장 출마 의사를 굽히지 않은 서병수 의원 앞에는 여러 걸림돌 놓여 있다. 당 지도부의 ‘용인’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 임기를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중도사퇴하는 것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다. 프라임경제 의뢰로 싸이리서치가 10월 16~17일 실시한 여론조사(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현역 국회의원의 부산시장 보선 출마에 대해 응답자의 42.7%는 “부적절하다”고 답했고, “적절하다”는 답변은 29.2%에 불과했다. 게다가 서 의원의 출마로 부산 부산진갑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실시할 경우 15억 원 정도의 선거비용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부산진갑 국회의원 보선에서 국민의힘이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세 가지 모두 서 의원에겐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다.

이언주 전 의원은 ‘외지인’ 이미지가 치명적 단점이다. 비록 그가 부산 영도에서 태어나 영도여고를 졸업했지만 두 번의 국회의원을 모두 부산이 아닌 경기도에서 지냈다. 최근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 성격의 출판기념회를 부산이 아닌 서울에서 먼저 하면서 “부산 정서가 부족하다”는 비판에 기름을 부었다는 지적이다. 가장 오랫동안 부산시장 선거를 준비해온 이진복 전 의원은 ‘낮은 지지도’가 단점이다. ‘조직 관리’ 능력이 뛰어난 유재중 전 의원도 마찬가지다.

두 사람은 부산시장을 한 차례 지낸 서병수 의원 조직을 흡수하는 게 1차 관건이다. 서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미룰수록 두 사람에게 불리하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드러내놓고 서 의원에게 불출마를 요구할 수도 없다. 그마나 삼고초려 끝에 영입해 놓은 ‘서병수 조직’마저 이탈할 수 있어서다.

‘민심’과 ‘당심’ 모두 우위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 박형준 동아대 교수에겐 친박(친박근혜)계 흡수가 최대 관건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기획관·정무수석·사회특보을 역임한 박 교수 캠프에는 친이(친이명박계)가 대거 포진해 있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 조직도 많다. 그는 정 전 의장 시절 국회 사무총장을 지냈다. 그러나 부산 보수 진영에는 ‘박근혜 정서’가 여전히 남아 있어 국민의힘 경선 통과를 위해선 친박계를 과감히 끌어안아야 한다는 충고가 많다. 여기에 ‘참모형’인 박 교수가 ‘리더형’ 스타일로 적극 변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후보인 김영춘 국회사무총장은 ‘라임 굴레’에서 빨리 벗어나는게 1차 과제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김 총장에게 돈을 준 적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검찰이 확실하게 매듭지어 줘야 한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검찰 수사만 마무리되면 김 총장 중심으로 친문(친문재인) 조직이 대거 결집할 것”이라며 “우리(민주당) 입장에선 김 총장이 최고의 ‘승리 카드’”라고 말했다.

김해영 전 의원은 친문계의 거부감을 회복하는 게 우선이고, 중앙 무대 경험이 부족한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은 ‘정치력’을 더 갖출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부산시 ‘투 톱’인 변성완 시장 권한대행과 박성훈 경제부시장은 ‘대중성’과 ‘정치력’을 적극적으로 키워야 한다는 충고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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