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학조사 못 쫓아갈 만큼… 부울경 확산 속도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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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확산 비상

부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22명 추가된 26일 부산 부산진구 보건소에 검진을 받으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코로나19가 무서운 속도로 지역사회에 확산하고 있다. 그동안 비교적 조용했던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확산 속도도 빠르다. 전국적으로도 다양한 일상 속에서 확산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전문가들은 역학 조사가 따라갈 수 있는 상황을 벗어났다는 암울한 분석까지 내놓는 상황이다.


부산 신규 확진자 22명 추가
초연음악실 관련 14명 더 늘어
진주 이·통장 제주 연수發 확산세
공무원 등 26명 추가 ‘누적 59명’
울산 장구 시험장 관련 7명 추가


■부산 초연음악실 확산 결정적

부산시는 26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2명 추가돼 누적 확진자는 701명이라고 이날 밝혔다. ‘청정구역’으로 손꼽히던 부산에서 이례적으로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데에는 초연음악실발 지역 감염이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 22명 가운데 14명은 초연음악실 연관 확진자다. 동구 초량동 인창요양병원에서도 4명(직원 1명, 환자 3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이 초연음악실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에 따르면 초연음악실 관련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은 1306명이다. 이 가운데 1247명이 검사를 받았고 25명이 확진됐다.

이날 확진자가 나온 성북초와 수성초에 대해서는 부산시 보건당국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5일 확진자가 발생한 동양초에서는 학생과 교사 등 86명에 대해 검사를 시행했고 전원 음성 판정이 나왔다.

시가 2단계에 준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를 시행하는 것에 대해 안병선 시민방역추진단장은 “2단계 조치를 하게 되면 유흥업소 등 많은 업소가 영업을 할 수 없게 된다”며 “법적 정지보다는 구체적인 행위 제한을 중심으로 조치를 취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가 선제적으로 나서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격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경제에 미칠 극심한 타격을 무시하기는 어렵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지역사회 방역망이 허물어져 결국에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경남 이·통장 제주 연수 관련 눈덩이

경남 진주 이·통장들의 제주도 연수와 관련한 코로나19 지역감염 확산이 모두 59명으로 불어났다. 또 창원과 김해 등에서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확진과 n차 감염이 잇따라 경남지역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경남도는 26일 오후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에서 제주 연수를 다녀온 진주 이·통장과 관련해 이날 오전 19명, 오후 7명이 추가 확진됐다고 밝혔다. 26명 중에는 공무원 2명과 기간제 공무원 1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대부분 제주 연수를 다녀온 뒤 확진된 이·통장과 접촉했다. 진주 동부농협 천전지점에서 근무하는 농협 직원도 확진돼 방역당국은 해당 농협을 폐쇄하고 직원들을 진단검사 하고 있다.

진주 이·통장 관련 이외에도 도내에서는 11명(창원 5명, 김해 2명, 양산 2명. 합천 1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나왔다. 부산 확진자와 접촉한 합천 거주 80대 여성(547번), 창원 거주 30대 여성(553번)도 확진됐다.

창원 553번은 ‘소답포차’ 관련 확진자인 469번의 가족이다. 이날 오후 창원 ‘아라리 단란주점’ 관련 창원 60대 남성(555번)과 40대 남성(556번)이 추가 확진됐다. 아라리 단란주점 관련 확진자는 모두 16명으로 늘어났다. 이로 인해 도내 누적 확진자는 565명으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369명이 퇴원했고, 나머지 195명은 입원해 치료중이다. 1명은 사망했다.

경남도는 이·통장 관련 등 지역감염이 급속히 확산하자 26일 정오부터 도내 전역에 대해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1.5단계로 격상했다. 이미 2단계를 진행하고 있는 진주시와 하동군은 현 단계를 유지한다.



■울산 장구 시험장 'n차 전파'

울산에선 장구 시험장 관련 확진자가 7명 추가돼 16명으로 불어났다. 부산 초연음악실에서 시작해 울산 장구 시험장으로 번진 집단 감염이 ‘n차 전파’로 이어지며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 20일 남구 신정동 장구 시험장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7명(186~192번) 추가되면서 누적 16명으로 늘어났다고 26일 밝혔다.

울산시에 따르면 중학생인 186번 확진자(10대·중구)는 장구 시험장에서 공연하다 감염된 초등학생(181번)의 둘째 오빠다. 192번(10대·중구) 역시 181번 확진자와 같은 초등학교 학생이다. 지역 50대 5명도 장구 시험에 참여한 제주 71번 확진자(울산 거주)와 제주도에서 지난 21~25일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장구 시험 참가자 중 1명이 제주도로 여행한 사실을 알고 이를 통보하는 과정에서 동행자들이 있는 것을 확인해 검사받도록 했다.

보건당국은 확진자가 재학 중인 학교에 이동식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전수검사를 벌이고 있다. 26일 기준 울산지역 누적 확진자 수는 이들 7명과 덴마크에서 입국한 외국인 1명(185번)을 포함해 모두 192명이다.

김길수·안준영 기자 kks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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